와글와글|"비싼데 사시게요?" 에코백 메고 명품 매장 갔다가 무시당한 사연

입력 2019-08-03 08:40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 당하는 기분"
"에코백 들고 갔다가 개무시 당했네요."

연예인 장동민은 우연히 들린 백화점 명품관에서 예쁜 가방을 발견했다. 장동민은 점원을 불러 "가방 한번 볼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타난 점원은 "이거 비싼데 사시게요?"라고 말한 것.

몇 분 뒤 점원은 "다 보셨죠?"라며 가방을 다시 챙겼다. 장동민은 그 자리에서 "가방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점원은 갑자기 표정이 바뀌면서 기분 좋은 티를 숨겼다. 장동민이 그 가방을 구입하면 보여준 점원의 실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장동민은 "그런데 일하는 분을 바꿔달라"면서 "다른 분을 불러달라"고 요청, 결국 다른 점원에게서 제품을 구매했다.



물론 모든 명품 매장의 직원들이 외적인 모습만을 보고 고객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는 스스로를 자신이 판매하는 명품이라도 된 것처럼 고고하게 응대하는 경우도 있다. 또 손님에게 은근히 모욕을 주거나 '갑질'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30대 여성 A 씨는 최근 결혼을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해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을 한국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당했다며 분노했다.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평소 꾸미는 것에 관심도 없고 잘 몰라 이 나이 되도록 괜찮은 가방 하나 없었다. 엄마는 그게 신경이 쓰였는지 괜찮은 가방 하나 사서 결혼하라고 백화점으로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둘러보다가 B 매장이 보여 들어갔다. 가방을 보려는데 한 직원이 A 씨와 어머니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는 듯 예리하게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이내 A 씨와 어머니 앞을 가로막더니 "이 매장이 처음인가", "B 브랜드를 써 본 경험이 있냐"고 여러 번 물었다.

A 씨는 "B 매장도 처음이고 가방도 써본 적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B 매장 직원은 매우 곤란한 듯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어떤 용도로 가방을 사용하려고 하냐"면서 A 씨가 가방을 만지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이어 A 씨는 "필사적으로 가방을 못 만지게 하는 것 같았다"면서 "저희 상대하기 싫은 게 티가 나더라"라며 토로했다. 싸늘해진 분위기에 A 씨와 그의 어머니는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A 씨는 "저희가 가방 한번 만지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라며 "가방을 사러 가는데 옷을 너무 편하게 입고 가서 무시한 걸까? 엄마가 딸 가방 사주려고 했다가 마음만 상해온 것 같아 속상하다"며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명품 매장에서 일한다고 자기가 명품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에코백 메고 갔다가 원하는 가방도 못 보고 나왔다", "외국에선 손님 마음대로 만져보고 신어봐도 웃으며 잘만 대해주는데 한국에선 참 조심해야 할 것이 많다", "한국 명품 매장에 갈 땐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착장 해서 가야 한다", "몇 백만 원짜리 하는 가방인데 당연히 꼼꼼히 따져봐야지. 눈으로 보고 살 거면 인터넷으로 사면 된다", "손님 차림새로 차별대우 하는 직원들 참 많다"라며 공분했다.

반면 "원래 고가 매장은 손님이 마음대로 만지지 않는 게 맞다. 가죽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이 장갑 착용하고 꺼내주는 것이 대부분 ", "명품 사려고 명품 걸치고 가야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행동에서 묻어나는 것 같다. 본인이 너무 마음대로 만지고 다닌 것은 아닌지"라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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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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