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임진왜란인가' 일본 경제보복에 맞서는 문재인 대통령 화두는 '이순신'

입력 2019-07-31 13:30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또 다시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역대 대통령들의 대표적 여름 휴가지로 알려져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를 방문해 ‘청해대(靑海臺)’로 불리는 대통령 별장지를 오는 9월부터 일반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100여 명과 함께 저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저도는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라며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저도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의 역사에 대해 “일제시대 때는 일본군의 군사 시설이 있었고, 6·25 전쟁 기간 동안에는 유엔군 군사 시설이 있었다. 휴전 후 한국 해군이 인수한 후로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지로 사용되고 박정희 대통령 때 정식으로 청해대라는 이름 붙여서 공식으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있은 후 지난 12일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남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의도적인 접근은 아니었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부산에서 열린 시·도 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단체장들과의 오찬을 위해 ‘거북선횟집’을 찾았다.

청와대는 “우연히 맛집 이름이 '거북선'이었을 뿐 일본의 보복 조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청와대 면담에서는 접견장 뒤편에 거북선 모형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일본이 수출규제 사태 이후 한일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연일 이순신 장군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는 23일 "문재인 정부의 대응방식이 과거 서희 선생의 거란군 격퇴,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왜군격퇴와 비유하고 있다"면서 "서희 장군의 거란군 격퇴, 그것은 갈등을 통한 해결이 아니었으며 상생과 조화의 정신의 담판술로 이뤄낸 성과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열세 속에서도 왜군을 격퇴한 것은 국민갈등을 통해서인가. 민과 군이 하나가 돼서 똘똘 뭉친 덕분이다"라면서 "군은 철저한 훈련 강군을 통해서, 집중력을 통해서 왜군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군인권보장이라는 이름으로 군의 군기를 무참히 붕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다음달 2일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막판 외교전을 펼치기 위해 태국으로 향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일 관계는 과거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는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현 상황을 차분하고 정확히 판단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