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31일까지 담판
美, 농산물 수입 확대 기대
中, 화웨이 제재 해제 원해
트럼프 "中 약속 안지켜 문제"
[ 선한결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결렬 2개월여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각종 현안을 두고 양국 간 입장차가 커 협상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단은 이날 중국 상하이 페어몬트 피스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WSJ는 이번 회동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은 각자 상대편이 선의를 보이길 바라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미국 농산물 수입을 늘리길 기대하고,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제재를 풀기를 기다리는 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단은 30~31일 이틀간 상하이에서 무역협상을 벌인다. 미국 협상단 대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중국에선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 장관이 협상에 참여한다. 중산 장관이 대면 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대표단이 본격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큰 결실을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미국의 화웨이 등 제재 해제, 양국 간 고율 관세 전면 철폐 등 양국 협상단이 논의할 쟁점을 두고 서로 입장차가 커서다. WSJ는 “양국 간 불신이 상당한 데다 서로 협상을 당장 타결해야 할 정치적 동력도 약하다”며 “이번 협상이 미·중 무역갈등을 상당폭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도 경제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아 굳이 협상을 이번에 타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추는 경고성 트윗을 여럿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팀이 지금 중국과 협상 중이지만 그들(중국)은 항상 막판에 자기들 좋은 쪽으로 협상을 틀어버린다”고 썼다. 이어 “중국은 지난 30년간 해온 것처럼 미국으로부터 이득을 갈취할 수 있는 협상안을 내기 위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인사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싶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랬다가 내가 재선될 경우엔 지금보다 훨씬 중국에 불리한 협상을 하거나 아예 ‘노 딜’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 28일 중국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메주콩(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백만t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박이다. 당시 외신 등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재개 조치를 중국 측이 보낸 ‘유화 제스처’로 분석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는 AP통신에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미·중 무역협상엔 나쁜 징조”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초 11차 고위급 협상이 무위로 끝나자 각각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올리며 각을 세웠다. 양국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