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은 적자행진 계속…믿었던 TV도 경쟁심화로 '고전'

입력 2019-07-30 17:32
수정 2019-07-31 00:52
MC부문 2분기 3130억 적자
HE부문은 영업이익 50% 급감


[ 황정수/홍윤정 기자 ] 가전 부문과 달리 LG전자의 TV와 스마트폰 실적은 부진했다. 경쟁이 치열해져 마케팅비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은 신(新)모델 출시, TV 부문은 효율적 비용 집행 등으로 올 3분기 실적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LG전자는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2분기에 매출 3조6712억원, 영업이익 2056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줄었고 영업이익은 49.2% 급감했다. 지난해 9%대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5.6%로 곤두박질쳤다.

러시아 월드컵 효과를 봤던 작년 2분기에 비해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수요가 줄며 매출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원화 강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 침체에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TV 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며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주력제품인 OLED TV 판매가 경쟁사 QLED TV보다 부진했던 점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HE사업본부는 3분기에 ‘고급 제품 매출 확대’와 ‘효율적 비용 집행’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요 정체가 예상되나 OLED TV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1조6133억원, 영업손실 31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7분기째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723억원) 대비 22.1% 줄었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V50 ThinQ’가 예상보다 잘 팔렸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가 정체된 게 발목을 잡았다. 마케팅비가 늘고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의 재배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도 영업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 실적 정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신제품을 앞세워 매출을 늘릴 것”이라며 “모듈화 전략에 기반한 원가 효율화를 통해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홍윤정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