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엘시스테마'·교사 창의성 교육…공교육 빈틈, 기업들이 채운다

입력 2019-07-30 17:13
수정 2019-07-31 01:17
한화·CJ, 소외계층 청소년 대상
무료 음악교육으로 재능 살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교사 지원
英 교육단체 초청해 교수법 전수


[ 김희경 기자 ] 한화와 CJ문화재단은 청소년의 창의 재능 개발을 위해 무료로 음악교육을 하는 ‘한국형 엘시스테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한다. 공교육만으로 채우지 못하는 빈틈을 기업들이 메워주며 문화예술 확산에 기여하는 사례다.

엘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아이들을 위해 악기를 빌려주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음악교육 시스템이다. 한화는 이와 비슷한 ‘한화청소년오케스트라’를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 지역의 문화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음악캠프 등을 통해 연간 160시간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향상된 학생들은 전문 강사를 돕는 ‘피어 티칭(peer teaching·동료 학습)’ 강사로 나서 자신이 배운 것을 친구 또는 동생들과 나눈다. 치열한 연습으로 맺은 결실은 재능나눔 공연, 정기연주회 등 무대에 올라 대중에게 선보인다.

CJ문화재단은 ‘튠업음악교실’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 교화시설 청소년에게 다가가고 있다. 2012년 다문화청소년 대안학교인 서울다솜관광고 학생들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고봉중(서울소년원) 등 청소년 교화시설로 확대했다. CJ문화재단의 창작 지원을 받는 신인 인디음악 뮤지션들이 나서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난해까지 누적 참여 학생 수는 895명에 달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청소년의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학교 교사들의 교육 방식을 개선해주는 ‘온드림 창의예술교육 교사연수’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영국 비영리 교육단체 ‘아티즈’의 강사들을 초청해 전국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음악, 연극 등 부문별 강의를 한다. 이를 교과목과 접목하는 방안과 구체적인 교수법도 알려준다. 교사들은 직접 학생이 돼 예술 활동을 해보고, 자신의 수업과 연계할 방안을 구상한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교육은 계속된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영국 아티즈의 멘토에게 전달한다. 이 영상을 본 멘토는 교사에게 온라인으로 피드백한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교사들이 아이들의 꿈과 끼를 발견할 수 있는 창의적 교육을 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