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18) 달에서 더 풍부하게 발견되는 이트륨(Y)

입력 2019-07-30 10:43
수정 2019-07-30 10:48


이트륨(Y·원자번호 39)은 희토류 원소들 중 가장 먼저 발견된 원소다. 이트륨은 1789년에 산화물 형태인 이트리아로 처음 분리·발견됐다. 이때 얻은 이트리아에는 무려 9가지의 다른 희토류 원소 산화물들이 들어있었는데, 이들을 모두 분리·발견하는 데 장장 11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만큼 희토류 원소들의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구분하여 분리해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트륨은 희토류 중 존재량이 풍부한 축에 속한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31ppm(1ppm=0.0001%)으로, 전체 원소 중 28번째로 많다. 은의 약 400배로, 구리와 비슷한 양으로 존재한다. 다만 천연 상태에서 원소 형태로 발견된 경우가 없고 분리해내기가 어려워 희귀하게 여겨진다. 이트륨은 대부분의 경우 희토류광, 모자나이트, 가돌리나이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희토류 광석과 우라늄 광석에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은 지구보다 달에서 더 높은 지각내 존재비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아폴로 우주선이 가지고 온 월면석에는 지구에서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수준의 이트륨이 함유돼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이번 세기 안으로 달에서 희토류 채취가 가능해질 것이라 했는데, 이는 이트륨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트륨은 금속 자체로 보다는 주로 산화물인 산화이트륨 형태로 생산돼 사용된다. 가장 주요한 활용처는 전등과 음극관의 인광체다. 또한 알루미늄, 마그네슘, 크로뮴, 몰리브데넘 등 여러 다른 금속에 소량씩 첨가해 이들 금속을 단단하고, 잘 마모되지 않으며, 고온에서 잘 견딜 수 있도록 돕는 합금 첨가제로 사용된다. 외에 레이저와 의료용 기계 제작에도 쓰인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