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기 대출시장 투자 유망…경기 하강기에 수익 기회 많아"

입력 2019-07-29 17:28
수정 2019-07-30 02:25
라즈 마캄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징 디렉터


[ 황정환 기자 ] “미국 미들 마켓(middle market·중소기업 대출시장) 메자닌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이하 오크트리)의 라즈 마캄 매니징디렉터 겸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이하 MD·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상당한 유동성이 풀려 있지만 미들 마켓은 그렇지 못해 리스크 대비 프리미엄(기대수익)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증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파산 시 변제순위가 선순위채권(시니어론 등)보다 밀리지만, 주식보다는 앞선다. 고정 이자를 수취해 안정적이면서도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처럼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오크트리가 정의하는 미국 미들마켓은 연간 1000만달러부터 5000만달러 사이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내는 기업 시장이다. 2012년 기준 미국에 약 4만1000개 기업이 존재하고 미 경제(GDP)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 은행 등 1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특징이다.

마캄 MD는 “선순위채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대수익률 격차가 1%에 불과하다”며 “반면 메자닌은 이표금리가 대기업보다 6%포인트 높은 1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폴트 리스크만 적절히 관리한다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매력을 강조했다.

마캄 MD는 머지않은 미래에 경기순환 주기가 하강기에 진입하면 미들마켓 메자닌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기 하강으로 리파이낸싱(차환) 수요가 늘 때 시니어론에서 메자닌으로 갈아타는 투자 전환이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잘 정비된 규제 환경을 꼽았다. 그는 “미국만큼 합리적인 파산제도를 바탕으로 채권자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는 나라는 드물다”며 “디폴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메자닌 투자에선 규제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