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금액 총 1조629억원
유동성 확보해 온라인 등 투자
[ 안재광 기자 ]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매장을 속속 유동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영업 중인 9곳의 백화점, 아울렛, 마트 매장을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에 양도하기로 25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대상은 롯데마트가 네 곳(대구율하점, 청주점, 의왕점, 장유점)으로 가장 많고, 롯데백화점이 세 곳(구리점·사진, 광주점, 창원점), 롯데아울렛 두 곳(대구율하점, 청주점)이다. 매각 금액은 총 1조629억원이다. 롯데쇼핑은 오는 8월 초 자산 양도·매장 임대차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자산 양도 이후에는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임차료를 내고 매장을 쓰게 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양도하며 현금화를 시작했다. 이번에 9개 매장을 추가로 양도하기로 함에 따라 롯데리츠가 보유한 롯데쇼핑 매장은 10곳으로 늘게 됐다. 양도가격 기준으로 총 1조4878억원 규모다.
리츠(REITs)는 부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주식을 발행, 증시에 상장하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주식을 팔아 자산을 유동화하는 금융 기법이다. 최근 이랜드 등 유통회사는 리츠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과거처럼 이익을 낼 수 없게 되자 부동산을 유동화해 온라인 배송 등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리츠는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제3자에 매각하지 않으면서 현금화할 수 있고, 매장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유통사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아울렛, 마트 등 다양한 유통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해 리츠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양도가 기준 수도권과 광역시에 70.2%의 매장이 있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롯데쇼핑 내에서도 ‘알짜’ 자산을 리츠에 넣었다는 얘기다.
롯데리츠는 지난 5월 17일 국토교통부 영업인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최근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부터 담보부사채 신용등급(AA-)을 획득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