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구미시와 투자협약 체결
양극재 年産 6만t…2024년 완공
직간접 1000명 고용 창출 기대
[ 김재후/김형호 기자 ]
노·사·민·정 간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인 ‘구미형 일자리’가 25일 출범했다. LG화학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경북 구미에 짓고, 구미시는 행정과 재정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LG화학 내년 구미에 양극재 공장 착공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은 이날 경북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을 맺었다.
투자협약엔 LG화학이 내년부터 2024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핵심 원료인 ‘양극재’ 공장을 구미 국가산업5단지 내 6만여㎡ 부지에 설립하고, 이와 관련된 행정·재정 지원을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과 함께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4대 핵심원재료 중 하나다. 배터리 재료비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원재료로 꼽힌다.
2024년 완공될 구미 양극재 공장은 연간 6만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기준 약 50만 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구미 투자는 배터리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투자가 완료되면 양극재 생산의 70%가 국내에서 이뤄진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장 건설로 구미지역엔 직·간접적으로 1000명 규모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 평균 임금의 반값 수준인 ‘광주형 일자리’와 달리 구미형 일자리는 LG화학의 기존 직원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협약이 이뤄진 것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양극재 생산 확대가 필요하던 LG화학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유치에 나선 구미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LG화학의 자동차 전지 누적 수주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1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도 수주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전지사업본부의 매출은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2024년 31조6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구미공장 신설과 함께 충북 청주공장 생산 능력도 지금보다 두 배 많은 5만t 규모로 증설하기로 한 이유기도 하다.
文 대통령 “제2, 제3 구미형 기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새로운 형태의 지역 일자리 모델이 탄생한 데 의미를 두고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와 달리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LG화학)이 100% 투자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노·사·민·정의 타협과 양보, 거기에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 기술경쟁력이 있는 기업의 국내 복귀는 물론 신규 투자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광주형 일자리에 이어 구미형 일자리가 상생형 일자리의 또 다른 모델이 돼 제2, 제3의 구미형 일자리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협약식 환담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서 LG화학에 제시한 조건이 무척 좋았는데도 LG화학이 국내 투자를 선택해줘 우리 국민에게도 큰 힘이 됐다”며 부친상 중임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 부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재후/김형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