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까지 최고위 '보이콧'…바른미래 '출구 없는 싸움'

입력 2019-07-24 17:23
수정 2019-07-25 01:56
혁신위, 윤리위에 孫대표 제소


[ 고은이 기자 ] 바른미래당이 혁신위원회 파행을 둘러싸고 출구 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비(非)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 참석을 보이콧한 데 이어 혁신위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손 대표는 유승민계 비당권파를 겨냥한 듯 안철수계인 안병원 전 국민의당 당무감사위원장을 당 윤리위원장에 임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손 대표는 혁신위가 의결한 혁신안에 불복하고 최고위 안건 상정을 거부하면서 당을 또다시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최고위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당권파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이 모두 불참했다.

비당권파는 혁신위의 ‘지도부 검증안’을 최고위에 올려 의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가 “혁신위에 정당성이 없다”며 최고위 상정을 거부하면서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오 원내대표는 “25일 당 정상화를 위한 비상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원들은 손 대표의 ‘윤리위 제소 카드’를 꺼내 들며 당권파를 압박했다. 구혁모·김지나·이기인·장지훈 혁신위원 등 4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는 혁신위의 결정사항을 최고위에서 의무적으로 처리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하며 의도적으로 혁신위 업무를 방해했다”며 당헌·당규 위반으로 손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윤리위원장에 안철수계인 안 전 위원장을 임명했다. 손 대표 측은 유승민 의원이 혁신위 안건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윤리위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이 분란에 휩싸여 있는 걸 인정한다”며 “내분을 수습하고 곧바로 총선 체제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