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과 공천 논의 안해"
연대 필요성에는 공감 분위기
[ 고은이 기자 ] 자유한국당이 우리공화당과의 ‘총선 연대설’을 긴급 진화했다. 한국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범(汎)보수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공화당과 공천 방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과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가 최근 저녁 만남 자리에서 내년 총선의 ‘연합 공천’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8시께에는 “박 사무총장은 우리공화당 측 인사를 만난 적도, 공천 방안을 논의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가 11시께 다시 입장문을 내 “박 사무총장이 모임에 잠시 참석하긴 했지만 사무총장으로서의 ‘선거 연대’ 등 논의는 없었다”고 일부 번복했다.
언론에 보도된 모임은 한국당 ‘보수의 미래 포럼’ 회원들이 지난 4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한국당 의원을 위로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모임에 참석한 한 한국당 중진의원은 “내가 알기로 박 사무총장과 홍 대표가 선거 논의를 할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인 또 다른 의원은 “박 사무총장이 자리에 오래 있지 않았다. 있다가 금방 떠났다”고 했다.
한국당의 해명에도 우리공화당과의 연대 가능성 등 보수 정계 개편과 선거 연대에 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 전에 우리공화당과의 지역구 문제를 정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라며 “통합이든 연대든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건 맞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당 주도의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는 움직임이다. 최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연 출판기념회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우리공화당 인사가 대거 참석해 보수 통합 방향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아직 당내 컨센서스가 모이지는 않았지만 보수정당이나 또는 무소속이더라도 보수 성향인 정치인들이 하나로 모이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견해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