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에
"결식아동에 무료 음식 감사"
소방공무원도 공짜로 제공
[ 안효주 기자 ]
“가게에 들어올 때 눈치 보면 혼난다. 금액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매주 월요일은 쉬니 알고 있으면 좋겠구나. 다 먹고 나갈 때 카드 한 번, 미소 한 번 보여주고 갔으면 좋겠다. 매일 와도 괜찮으니 웃으며 자주 보자.”
서울 상수동의 파스타 가게 ‘진짜파스타’에 붙어 있는 공고문이다. 결식아동들에게 공짜로 음식을 주는 가게다. 이 음식점이 23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2일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하는 그늘을 밝히고, 제도가 채 갖지 못하는 온기를 불어넣었다”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보냈다. 회사 대표가 이를 트위터에 공개해 알려졌다.
이 음식점은 오인태 대표(34) 등 청년 네 명이 운영하고 있다. 오 대표는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준 사연도 가게에 붙여놨다. 제목은 ‘밥 한번 편하게 먹자.’ 그는 올초 구청에 갔다 한 끼에 5000원 식대를 제공하는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를 알게 됐다. 그 금액으로 밥 한 끼 먹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 이 카드를 보여주면 밥을 주는 가맹점도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내문을 올렸다. 그리고 오는 아이들을 위해 공고문에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 거야.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써붙였다. 이 가게에서는 결식아동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들에게도 음식을 공짜로 주고 있다.
진짜파스타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결식아동 돕기에 함께 참여하겠다는 자영업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진짜파스타 측은 ‘선한 영향력’이라는 문구가 찍힌 스티커와 카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여사는 지난 22일 감사편지를 전달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