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헤로인보다 중독성 강한 니코틴…"무료치료 가능해요"

입력 2019-07-23 16:47
정부, 12주 프로그램 마련
전문의 상담·약물치료 지원


[ 전예진 기자 ]
기술 발전은 유행을 낳고, 유행은 새로운 중독을 낳는다. ‘찐 담배’라 불리는 가열담배의 국내 인기를 틈타 최근에는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출시하면서 신종 담배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담배 중독이 확산되고 있다.

담배의 유해 성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도록 하는 것은 니코틴이다. 담배 연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 니코틴은 10초 이내에 뇌에 도달하는데, 쾌감과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이때 몸 안의 혈중 니코틴 농도가 줄어들면 도파민 양도 감소하면서 금단 증상과 함께 다시 담배를 피고 싶은 흡연 욕구를 부추긴다. 미국 공중보건국(USPHS)은 니코틴이 코카인이나 헤로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중복 흡연을 야기해 흡연량을 늘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가열담배 흡연자 4799명 중 2071명(43.2%)은 일반 연초나 액상형 전자담배 등 다른 담배를 함께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와 냄새가 적어 실내 전자담배 흡연이 늘어난 것도 니코틴 중독이 심해지는 원인이다. 대한금연학회에서 발표한 가열담배 흡연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일반 연초에서 가열담배로 바꾼 흡연자의 77.5%는 집 안에서도 가열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거나 맛과 향을 개선한 신종 담배가 줄줄이 출시되면서 흡연자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 더 자주, 그리고 오래 니코틴을 맛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흡연자들의 금연 의지도 약화되고 있다. 최근 금연치료에 참여하는 흡연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니코틴 중독 증상을 더욱 악화시켜 금연을 어렵게 한다. 흡연 기간이 길면 길수록 금단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니코틴 의존증을 극복하고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금단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니코틴 중독 치료를 지원하고 있어 의지만 있다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다. 12주 동안 6회의 전문의 상담 및 금연약물 처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데 1, 2회차에 발생한 본인부담금은 12주 프로그램을 완수하면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치료 도중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의 재도전을 돕기 위해 1년에 총 3회까지 금연치료 비용을 지원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