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너무 무리했나…日 아사히 주가 급락

입력 2019-07-23 10:09
수정 2019-07-23 10:13
AB인베브로부터 호주 자회사 인수 소식에
22일 도쿄 증시서 8.9% 하락 마감
2011년 이후 최대 하락


일본 최대 주류업체 아사히맥주가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인베브 (AB인베브)의 호주 현지 사업 부문을 11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아사히 주가가 급락했다. 2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아사히의 시가총액이 20억달러나 증발했다.

아사히는 AB인베브의 호주 자회사 ‘칼튼앤유나이티드 맥주’를 사들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AB인베브가 아시아 사업 부문의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직후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조달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인수 계약을 맺었다. 일본 내수 시장이 침체한 만큼 해외 성장으로 국내 시장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전략에 대한 기대보다 아사히의 과도한 부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이미 필스너 등의 브랜드를 사들였고, 10억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인수 자금을 위해 최대 19억달러의 규모의 증자를 실시할 계획을 내놨다. 이로 인해 기존 주식은 8.7%가량 가치가 희석된다.

아사히 주가는 이날 도쿄 증시에서 8.9% 하락한 주당 4591엔에 마감했다. 2011년 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증시가 폭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세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아사히가 호주 맥주회사 인수를 마무리한 후 이 회사의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인수된 호주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체 아사히 매출의 10분의 1 수준인데, 그에 따른 부채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설명이다.

아사히신문은 “아사히가 이번 거래로 순채무가 네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츠노다 리스코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인수 가격이 낮았더라면 거래가 매력적이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사히로서는 규모를 확대할 드문 기회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