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입력 2019-07-21 17:23
송영록 < 메트라이프생명 대표 hkwon8@metlife.co.kr >


톨스토이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 제목은 오랫동안 뇌리를 맴돌았다. 이제 은퇴 이후를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니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사랑은 존경과 배려, 믿음, 경청, 이해, 공감 등 우리가 늘 추구하는 마음의 가치들의 밑바탕이 된다.

그런데 ‘사랑하며 살기 위해 현실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는 개인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얘기하고 또 다른 이들은 ‘돈’의 중요성을 말한다. 신체가 건강해야 건전한 정신, 활기찬 일상,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돈’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가깝게는 자녀를 위한 학자금, 여행자금, 취미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한 자금부터 멀게는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위한 준비 자금까지 돈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삶의 요소다.

비행기를 타면 나오는 안전 관련 방송을 듣다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안내방송에선 위급 상황 시 어린아이를 동반한 경우 본인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후 아이의 마스크 착용을 도와주라고 한다. 약자를 우선 보호하는 것이 사회의 규범이자 미덕이기에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렸다. 하지만 더 생각해보니 합리적인 이야기다. 위급상황에서 본인이 우선 안전해야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과 건강과 돈도 같은 것이 아닐까. 일단 자신이 건강하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내 안의 사랑이 가족이나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으로 산다.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면서 살기 위해 건강을 관리하고 미래를 위한 자금을 준비한다. 이제야 톨스토이의 질문에 현실적인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할지, 어떻게 나와 가족의 건강을 관리할지, 어떻게 미래 자금을 준비할지는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생명보험업은 어찌 보면 다른 어떤 산업보다 개인의 삶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숙연한 마음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