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조국·김승우도 '망연자실'…故 정두언 전 의원 비보에 "비극이다"

입력 2019-07-17 08:50
조국, 정두언 前의원 애도
"보수, 이분 정도만 돼도 정치발전"

정청래 “방송할 때도 전혀 몰랐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 전 의원 사망 당일인 지난 16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함께 출연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애통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 없다"며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방송할 때도 전혀 몰랐는데...", "세상에 어쩌면 이런 일이"라면서 망연자실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두언 전 의원 자택을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또한 "한국의 자칭 '보수'가 이 분 정도만 돼도 정치 발전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과 평안을 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정두언 전 의원에 "사적으로 교유한 분은 아니지만 그간의 정치 행보와 방송을 보며 저런 분과는 같이 손잡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깔끔한 성품의 보수 선배로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의 불민함에 대해 종종 따끔한 비판을 했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허위중상이나 할퀴고 후벼 파는 식의 비방이 아니어서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며 "정 전 의원이 권력투쟁의 한폭판에서 정상과 나락을 경험하며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신 것 같다. 비극이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빈소가 차려지기 전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태근 전 새누리당 의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병원을 찾았다.

정태근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오늘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내가 어머니께 간장게장 사줘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며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고 울먹였다.

정 전 의원과 함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배우 김승우도 병원을 찾아 오열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에서 내려 산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3시 42분께 정 전 의원의 부인은 그가 자택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요청을 받고 소방당국이 함께 수색에 나서 정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의원은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현장 감식과 검시 결과,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내다가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을에서 내리 당선됐으며,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낙선 이후에는 종합편성채널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진행과 패널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마포에 음식점을 개업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렸던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후부터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3년 1월 법정 구속돼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2014년 11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경기 성남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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