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무장한 BNK금융…"계열사 10개 넘는 종합금융그룹 될 것"

입력 2019-07-16 16:44
BNK 금융그룹

김지완 회장 '그로우 2023' 선포
디지털·자산관리·기업금융 주력
비은행 수익 30% 이상 확대
올해 순이익 6000억원 목표


[ 정지은 기자 ]
BNK금융그룹은 총자산 119조원(지난해 말 기준)의 부산·경남지역 대표 금융그룹이다. 부산은행을 주축으로 2011년 국내 첫 지역금융그룹을 출범하고 2014년 경남은행, 2015년 BNK자산운용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현재 자회사 8개, 손자회사(해외 현지법인 포함) 4개, 임직원 8300여 명을 두고 있다. 순이익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50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순이익 목표는 6000억원으로 정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3년까지 비은행 부문 30% 이상, 계열사 10개 이상을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다른 지역금융그룹을 능가하는 성장을 이루며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질개선 나서 성장 고삐

BNK금융은 올 1분기 1771억원의 순이익으로 당초 목표치(1400억원)를 훌쩍 넘겼다. 2017년 김 회장이 취임한 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게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매주 목요일 주요 거래기업을 방문한다. 기업별 애로사항을 점검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대손비용을 줄이면서 건전성 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BNK금융 측은 보고 있다.

BNK금융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핵심사업을 D-IT(디지털&IT), WM(자산관리), G-IB(글로벌·기업금융)로 삼고 있다. D-IT부문은 기존 그룹디지털부문과 IT부문을 통합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D-IT부문은 은행, 캐피털, 증권, 저축은행을 아우르는 그룹 통합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잘 만든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지역금융의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다. BNK금융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모바일 플랫폼과 각 계열사의 플랫폼을 연계·통합해 고객의 실생활에 파고들고 싶다”며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핀테크(금융기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인 ‘애자일 소다’ 및 모바일 화재보험 플랫폼인 ‘인슈로보’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차별화 서비스 적극 발굴

지난해 8월에는 독자적인 자산관리 브랜드로 ‘BNK WealSTAR(웰스타)’를 출범했다. 캐나다 리서치업체인 BCA리서치와 업무제휴를 맺고 보다 수준 높은 투자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웰스타는 320여 명의 그룹 자산관리 전문가가 지역 고객의 성향을 감안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종합자산관리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으로 지난 3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자산관리시스템(WMS) 고도화와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대면뿐 아니라 비대면 채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객에게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에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금융자산 5000만원 이상 개인 WM 고객은 2017년 약 13만 명에서 지난달 14만 명으로 7% 이상 증가했다. WM 고객의 금융자산 규모도 2017년 약 18조원에서 지난달 약 20조원으로 11% 이상 불어났다. 두 은행의 수익증권 잔액 역시 2017년 말 약 2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3조3000억원으로 32% 증가했다.

G-IB부문은 CIB(기업투자금융)부문 수익 강화와 특화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IB는 기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중심에서 투자형으로 영역을 확장, 수익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혁신금융 자본투자부문에 5년간 7000억원 상당의 직간접 투자 및 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창업기업 및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1000억원, 스케일업 4000억원, 구조조정기업 2000억원 등이 대상이다. 해외 진출은 BNK금융의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다. 2023년까지 그룹 내 해외 수익 규모를 5%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웠다. 국내 금융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데다 금융사 간 경쟁이 심해져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의 영업점과 사업소가 진출해 있는 7개국(중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카자흐스탄·인도)의 현지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유망한 시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신규 및 추가 진출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세 가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은행 및 비이자수익을 키우며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