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인구 14%, 2025년 20% 넘어설 듯
16개 시중은행 5000여개 노인 전용 창구 운영
별도 플랫폼·동영상 설명서 등 디지털 참여 독려
무인셀프창구 'STM' 대안으로…ATM과 비슷해 활용도 높아
65세 이상 노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전용 상담 창구부터 동영상 설명서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전국 16개 시중은행에서 운영되는 노인 전용 창구만 5000여개가 넘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16년부터 노인을 위한 전용 상담 서비스 '마음맞춤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노인과 함께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이 창구는 전국에 646개가 있다. KB국민, 우리, 하나은행도 비슷하다. 농협, 대구, 전북은행 등은 노인 전용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같은 서비스는 금융감독원의 '고령자·유병자·장애인·외국인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골든실버'의 증가에 은행들은 별도의 매뉴얼을 만들어 노인 고객 응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령화 진행되는데 은행 지점·ATM은 급감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14%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가 올해 5170만명 정도로 예상되니 724만명 정도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노인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 2025년 20%, 2067년 46%를 돌파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은행 지점과 자동입출금기(ATM)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실제 ATM(CD기 포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경우 3년 새 17%(2016년말 1만410개→2018년말 8590개)의 ATM이 사라졌다. 국내 지점(출장소 포함)도 같은 기간 70여개(1128개→1057개)가 없어졌다.
은행의 수익성은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으로 평가된다. 시장금리 하락에 예대율 규제가 겹치면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고 금융 편의성을 높이는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다.
◆피할 수 없는 디지털 서비스…더 쉽게 더 자세하게
문제는 은행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노인들의 금융소외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디지털 서비스는 금융 편의성을 높이고 은행의 수익을 보전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인들에게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성별·연령별 인터넷이용률' 조사를 보면 70세 이상의 인터넷 사용률은 38%에 불과하다. 10~30대 99.9%, 40대 99.7%, 50대 98.7%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은행들이 내놓은 해법은 다양한 방법으로 노인들의 디지털 서비스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다. 노인들에게 적합한 디자인의 플랫폼을 별도로 내놓거나 동영상으로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노인들의 사용하기 편리하게 디자인된 모바일 플랫폼 '골든라이프 뱅킹'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건강관리·치매법률상담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포함해 활용도를 높였다. 신한은행은 노인들이 기존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설명서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동영상 시청만으로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노인 전용은 아니지만 무인 셀프 창구(STM)도 대안으로 꼽힌다. STM은 ATM과 비슷한 모습으로 설치된 자동화기기를 말한다. ATM과 사용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24시간 원하는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담당 직원에게 화상으로 문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은행들은 STM이 노인들의 금융소외와 은행의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