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속에 존재하는 NK세포를 순수하게 분리, NK세포수와 활성도 측정
개발 기술 실용화를 위해 암환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 진행 중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박상일) 연구센터는 NK(Natural Killer; 자연살상)세포로 면역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기술은 피 속에 존재하는 NK 세포를 순수하게 분리해 NK 세포의 수와 활성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기존의 면역세포 기능평가에 비해 정확하고 정밀한 방식의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 현재 암환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학원은 지난 달 NK세포 분리 증식 기술을 이용한 췌장암 치료 기술을 메딕바이오엔케이에 이전하고 금년 하반기에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향후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대상 환자 선정이나 치료 효과 예측과 판정에 이번에 개발한 면역력 측정 기술이 이용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인체 내에서 하루에 대략 5,000여개 정도의 암세포가 발생했다가 사라진다. 체내에서 암세포를 최우선적으로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가 NK세포다.이 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적인 세포를 빠르게 찾아내 제거할 뿐만 아니라 면역 활성 인자를 방출하여 다른 면역세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NK세포 수가 적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대상 포진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 동안 NK 세포의 수나 활성도를 측정하여 면역력을 알아보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많이 사용되던 방법이 세포살해활성 측정법(방사선 동위원소 51Cr 방출법) 또는 유세포 분석법이다.방사성 동위원소를 써야하는 부담이 있었고, 전처리, 분석시간이 최소 6시간에서 최대 7일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NK 세포를 자극해 생성되는 인터페론-감마(INF-r)을 측정 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 방법은 소량의 혈액으로 NK 세포의 활성을 분석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NK 세포를 강제적으로 활성화 시켜 분비된 인터페론-감마의 측정을 하기 때문에 NK 세포의 활성을 대표할 수 없었다.
김민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연구센터장은 “최근 면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하고 있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면역력을 높이려면 우선 자신의 면역력이 높은지, 낮은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병원에 가면 피 검사를 통해 수많은 항목을 조사하지만, 면역력을 측정하는 검사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우리 연구센터의 기술을 통해 면역력을 혈당 측정하듯이 간단하고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일 의학원장은 “일본 병원 중심으로 줄기세포 등 세포치료제 시술 환자 중 90%가 한국 환자라고 보도되고 있다”며 “고가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선진의료기술의 대한 희망으로 해외의료관광형태로 국내환자들이 국외로 빠져나가 있는 것을 대변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센터가 이러한 사회현실에 책임감을 가지고, 항암면역세포치료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임상적용을 통한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학원은 국내 유일의 과학기술특성화 병원으로서 암치료 연구를 선도하는 의학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