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술자리에서 당신의 허리를 위협하는 3가지

입력 2019-07-05 16:13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


우리나라에서 한해 소비되는 소주는 약 36억병. 20세 이상 성인 한 명이 87병 혹은 779잔을 마신 셈이다. 그만큼 우리는 수 많은 시간을 술자리에서 보내고 있다. 과음으로 인한 간 손상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술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술자리에서 허리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고정된 자세’다. 장시간 이어지는 술자리에서는 딱딱한 바닥에서 오랫동안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쪽 다리가 반대쪽 다리 위로 올라가는 가부좌 자세는 허리에 치명적이다. 양반다리로도 불리는 이런 한국형 좌식문화는 몸의 하중을 허리뿐만 아니라 고관절과 발목, 엉치와 허벅지 등으로 집중시킨다. 이런 자세가 장시간 유지되면 골반의 비대칭을 부르고 척추를 지지하는 기립근과 골반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심하면 근막염증이나 인대 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알코올’을 조심해야 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이 생기게 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이며 근육통의 원인으로도 손꼽힌다. 특히 디스크(추간판)에 혈액과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며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간접적으로는 알코올 분해를 위해 많은 단백질이 소비되면서 근육과 인대에는 상대적으로 단백질 공급이 부족해져 근육과 인대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식’에 주의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환영받는 고칼로리 안주들은 만성적인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 쉽다. 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소화불량 증상들을 ‘식적(食積)’이라고 한다. 특히 이로 인해 허리의 뻐근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식적요통(食積腰痛)’이라 하여 한약치료와 추나요법 등을 병행한 개인별 맞춤 치료를 실시한다.

식적요통의 예방을 위해서는 술자리에서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기름진 안주를 즐기다 보면 단기간에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내장지방이 늘어나면서 척추와 디스크가 받는 압력도 증가해 각종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름진 튀김이나 맵고 짠 자극적인 안주보다는 담백한 두부, 회 등 단백질이 풍부한 메뉴로 섭취하도록 한다.

결국 술자리에서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자세, 절주, 소식을 기억하면 된다. 오랫동안 양반다리로 앉아있어야 하는 술자리라면 양쪽 다리를 번갈아 가며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 맨바닥보다는 허리를 지지할 수 있는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를 사용하고 무릎을 펴서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화장실에 가서 가볍게 허리를 돌려주거나 스트레칭을 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