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대 가요기획사의 시가총액이 9000억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닝썬 사태 등 엔터주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 기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3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조2559억원으로 작년 말 3조1373억원보다 8814억원(28.1%) 준 것으로 집계됐다.
3대 기획사의 사별 시총이 SM 9359억원, JYP 84억원, YG 5195억원 등 평균 7500억원대인 점에 비춰보면 핵심 기획사 1곳의 시총이 모두 증발한 셈. 이는 SM, JYP, YG 주가가 3일 현재 각각 4만원, 2만2550원, 2만8550원으로 올해 들어 23.5%, 25.5%, 39.9% 줄줄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SM, JYP, YG 주가는 K팝 열풍과 유튜브로 상징되는 글로벌 플랫폼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 한 해는 각각 50.7%, 120.0%, 64.6%나 올랐다. 그러나 올해 2월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가 터지고 실적 부진 우려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연예기획사와 관련된 비우호적 뉴스가 많았고 3대 기획사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버닝썬 사태와 연예인 마약 스캔들의 진원지가 된 YG는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와 소속 아티스트를 둘러싼 부정적인 뉴스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YG는 핵심 수익 창출원인 빅뱅의 공백 속에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내면서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한 바 있다.
SM은 자회사 적자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73% 줄었다.
게다가 지난달 초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이 SM에 주주 서한을 보낸 것을 계기로 오너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불거졌다.
JYP는 큰 스캔들은 없었지만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등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업종 전반에 걸친 투자심리 악화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나란히 시총 1조원을 돌파한 SM과 JYP는 현재는 시총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남효지 연구원은 "5월까지 공개된 음반 판매량과 국내 스트리밍은 3사 모두 견조했으나 SM은 자회사 영업적자, YG는 녹록지 않은 대외적 영업 상황 등 개별 이슈로 인해 2분기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해외 음악 시장 환경은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는 아티스트 해외 활동 증가로 인한 실적 성장, 주주 정책 강화에 따른 섹터 신뢰도 회복 등 전반적인 분위기 호전이 기대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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