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기진단 기술로 亞시장 공략할 것"

입력 2019-07-03 17:10
수정 2019-07-04 02:14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

단백질 3종 측정해 유방암 진단
정확도 92% '알고리즘' 개발
2021년 하반기 美허가 목표


[ 임유 기자 ] “유방암 조기 진단이 활발하지 않은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사진)는 “유방암에 특이적인 혈장 단백질 3종의 질량을 측정해 암을 진단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마스토체크’를 개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스토체크는 환자 혈액 1mL에 있는 유방암 관련 단백질 3종의 농도를 통해 0~2기 유방암을 진단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한 한 대표는 SK케미칼에서 창상피복재, 수술용 지혈제 등을 개발하다가 2005년 회사를 나온 뒤 컨설팅 회사, 투자회사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서울대병원 유방외과와 함께 마스토체크를 개발해 2014년 창업했다.

베르티스는 체내에 있는 60만 개의 단백질을 연구한 끝에 3종의 유방암 바이오마커를 골라냈다. 그는 “암이 생기면 종양 주변의 단백질 농도에 변화가 생긴다”며 “이 농도를 질량분석기로 측정한 값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입력하면 암 발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마스토체크는 약 1700개의 혈액 샘플을 활용해 정확도 검증을 마쳤다. 정확도는 92% 수준이다. 기존 혈액검사는 정확도가 10~30%에 불과하다.

베르티스는 중동, 동남아시아 등 유방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은 엑스레이로 유방을 검진하는 고가 기기인 맘모그래피가 보편화돼 있지 않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한 대표는 “현재 가장 정확한 유방암 진단법은 맘모그래피지만 엑스레이를 찍을 때 유방을 압박해 환자가 불편하고 유선이 발달한 아시아 여성의 치밀 유방은 판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아시아 지역에 미국, 유럽 등과 차별화한 유방암 검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스토체크는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유럽, 2021년 하반기 미국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우리의 원천기술로 다른 암의 바이오마커를 찾아 제품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