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이제 한 대의 차가 스포츠카도, 시티카도 된다”

입력 2019-07-03 11:01
쏘나타 터보부터 운전자 주행에 따른 성능 변화 제공
'CVVD' 기술로 엔진 고성능·친환경 동시에 잡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운전자의 주행에 맞춰 성능과 연비를 조절하는 자동차 엔진 기술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 성능과 연비, 친환경 3마리 토끼를 잡는 이 기술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쏘나타 터보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3일 신기술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CVVD기술은 엔진 밸브가 열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의 엔진은 '흡입-압축-팽창-배기'의 4단계 과정을 통해 연료를 연소시켜 동력을 발생시킨다. 흡기와 배기가 이뤄지는 관문인 밸브를 여닫는 시점과 깊이가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결정한다.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가변 밸브 제어 기술을 개발해왔다. 밸브의 여닫힘 시점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CVVT), 밸브의 개폐 깊이를 조절해 실린더 내 공기량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등이 대표적이다.

한계는 있었다. 기존 엔진들은 연비를 우선시하는 아킨슨 사이클, 성능에 중점을 둔 밀러 사이클, 연비와 성능 절충형 오토 사이클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 단일 엔진 사이클을 보유하기에 성능을 높이면 연비가 떨어지고 연비를 높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

이번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처음 선보인 CVVD 기술은 밸브 듀레이션을 조절해 세 가지 엔진 사이클을 상황에 따라 모두 구현해 엔진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하는 기술이다.

가령 운전자가 정속 주행할 경우 출력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키고 가속 주행을 하면 토크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한 대의 차가 운전자의 주행에 따라 스포츠카가 되기도 하고 도심 내에서 근거리만 주행하는 시티카가 되기도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연료 연소율을 높이기에 배출가스도 줄어든다.

CVVD 기술을 고안한 하경표 연구위원은 “CVVD 기술로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개선되고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된다”며 "저속과 고속, 등속 주행에 맞춰 엔진 사이클이 변경된다"고 말했다.

CVVD 기술은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부터 적용된다. 배기량 1598cc의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구현했다.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저압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LP EGR)도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쏘나타 터보에 장착될 예정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현대차·기아차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CVVD 기술은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동차의 성능과 상품성 향상은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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