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고령화시대…'노인을 위한 보험' 쏟아진다

입력 2019-07-02 17:11
치매·간병·유병자실손보험 등
수요층 늘어나며 상품 출시 활발


[ 강경민 기자 ] 보험사들은 올 들어 치매보험과 간병보험 등 고령자들을 위한 ‘맞춤형 보험’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보험급 지급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들로부터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심사 체계가 한층 정교해진데다 고령층이 새 보험 수요층으로 부각되면서 보험사들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중증에서 경증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했고, 유병자나 고령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치매보험이 대표적이다.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교보·한화생명과 손해보험업계 ‘빅4’인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은 올 들어 치매보험을 잇달아 출시했다. 신한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도 앞다퉈 치매보험을 내놓았다. 치매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75만명으로 추산된 치매 환자 수는 2030년 137만명, 2040년 218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대해상을 시작으로 본격 출시된 치매 상품은 중증에서 경증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유병자와 고령자로 가입 대상을 늘렸다. 치매보험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일부 보험사는 특정 기간만 상품을 판매하는 ‘절판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치매보험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보험사들은 간병보험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아프거나 다쳐 몸져눕게 될 때 간병인을 보내주거나 간병자금을 주는 보험상품이다. 생보사들의 상품은 연금 기능이 강하고, 손보 쪽은 진단금이 상대적으로 두둑한 것이 특징이다.

KB손보가 지난달 출시한 ‘간병인지원보험’은 질병 및 상해로 입원 치료를 받을 때 보험사 콜센터로 요청하면 전문업체를 통해 최장 180일까지 간병인을 병원에 보내준다. 간병인을 원치 않으면 입원일당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아직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년층은 유병자 실손보험에 관심을 둘 만하다. 기존 실손보험 대비 가입심사를 완화하고 가입 연령을 확대한 상품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보험사에서 가입을 거절당해 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유병자를 위해 금융당국 주도로 지난해 출시됐다. 가입 연령도 일반 실비보험은 만 60세까지 가입할 수 있지만, 유병자 실손보험은 만 75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다만 최근 5년간 암(백혈병 제외)과 관련한 진단 또는 입원, 수술 등 치료 이력이 있으면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유병자 실손보험의 자기부담률은 30%로, 일반 실손보험(10~20%)에 비해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유병자 실손보험의 최소 자기부담금은 입원 시 10만원, 통원 시 2만원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