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사진)이 2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서울 잠실에서 소공동으로 거처를 옮긴 후 건강이 악화된 탓이다.
2일 롯데그룹과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주부터 불안 증세를 보여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링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부터 머물던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에서 지난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현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으로 거처를 옮긴 후 건강이 한층 악화돼 검진 등을 위해 입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의 건강 악화에 대해 "고령인데다 거처를 옮기다 보니 적응을 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 같다"며 "서울아산병원에 검진 등을 위해 입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병실을 찾아 병간호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 명예회장은 1965년 한국으로 건너와 제과 사업부터 시작해 롯데그룹을 키워냈다. 유통, 호텔, 건설, 테마파크, 화학, 금융 등 분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롯데는 재계 5위로 우뚝 섰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삼았으나 2017년 8월 건물 개보수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1월 롯데월드타워 49층으로 옮겼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의 공사가 끝나자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명예회장이 소공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가정법원이 이를 수락하면서 후속조치로 신 명예회장은 새 집무실을 1년여 만에 떠나게 됐다.
신 명예회장의 후견을 맡은 사단법인 선은 건강상 이유와 신 명예회장에게 롯데월드타워가 갖는 의미 등을 사유로 잠실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 명예회장은 주민등록상 올해 97세이나 실제로는 1921년생으로 백수(白壽·99세)를 맞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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