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사태에 경찰 최루액 발사하며 '진입'…"시위대 해산"

입력 2019-07-02 07:44
수정 2019-07-02 09:52


홍콩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사태에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하며 진입해 2일 새벽 시위대를 모두 해산시켰다. 전날 홍콩 중국 반환 22주년을 맞아 수만명이 '범죄인 인도법안' 철폐와 케리 람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입법회 건물에 진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께 입법회 본회의장으로 연결되는 로비에 진입하는 등 대부분의 건물을 통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또 경찰은 입법회와 정부 청사 건물울 감싸고 있는 렁워길을 차단했다. 시위대가 다시 모이지 못하도록 도로를 봉쇄한 것이다.

경찰은 입법회 건물 주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고 방송을 통해 불법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요구했다. 경찰은 전날 자정 무렵 최루액을 발사하며 본격적으로 입법회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입법회 진입에 나서면서 건물 안에 있던 상당수의 시위자들은 거리 밖으로 몰려나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서 남성 38명, 여성 16명 등 54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했다. 또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관 1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대 중 일부가 입법회 건물에 진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의사당 중앙 홍콩 상징물에 검은 스프레이를 뿌리는가 하면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을 흔들었고, 의사당을 점거한 뒤 연단에 영국령 홍콩기를 내걸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9시께 입법회 1층 유리창과 금속 패널을 떼어낸 뒤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어 시위대는 경찰과 경비대의 방어막을 뚫고 회의장 안까지 들어갔다.

시위대에 일부 시설물이 점거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앤드루 렁 입법회 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하고 입법회 청사가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 것은 매우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물리력 사용을 자제했던 경찰은 시위대의 의사당 점거에 최루액을 사용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지난달 12일 시위에서 고무탄 등 진압용 장비를 대거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은 뒤 물리력 사용을 자제해왔다. 지난 12일 시위엔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을 시위대에 발사해 81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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