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0년간 정식 회원
"해운업계, 회생 신호탄 쐈다"
[ 성수영 기자 ]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이 글로벌 3대 해운동맹(선박·노선을 공유하는 해운사 협의체)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2020년부터 현대상선의 선박들은 하파그로이드(독일)와 ONE(일본) 등 글로벌 선사와 함께 세계를 누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뒤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 해운업계가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대상선이 내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10년간 정식 회원 자격으로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 해운사가 세계 모든 노선에 선박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해운동맹에 가입해 자사가 운항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동맹 소속 해운사 선박을 이용한다. 디얼라이언스는 ‘2M’ ‘오션 얼라이언스’와 함께 세계 3개 해운동맹 중 하나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2M과 정식 회원사가 아닌 컨테이너 적재 공간을 교환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만 맺고 있었다. 이마저 내년 3월 협정 기간이 끝나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한진해운 사태로 무너진 한국 해운업 부활을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진해운은 2011년부터 시작된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에 휘말려 2017년 파산했다.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이 하역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한국 해운업 전반에 대한 업계의 신뢰도 급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이 현대상선에 기회를 마련해 줬다는 게 문 장관 설명이다. 그는 “각 동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유럽 노선에 현대상선이 2만3000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친환경 선박 12척을 투입하게 됐다”며 “내년부터 얼라이언스 협력이 본격화되면 회사 영업이익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디얼라이언스 소속 주요 해운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은 적이 있어 앞으로 원활한 협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