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JSA 방문 암시…성사시 美 대통령 중 최초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2분 보는 게 전부겠지만 그것도 좋아"
문 대통령에겐 "내 트윗 봤나? 함께 노력하자"며 '엄지 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일인 29일 오전 트윗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전격 제안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 곳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Chairman Kim)이 이걸 본다면 난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말 ‘하노이 회담’ 결렬 후 4개월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미·북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찬 회담을 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트윗과 관련해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고, 그저 (만남을) 타진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난 그(김정은)가 어딨는지 모르고 북한에 없을 수도 있다”며 “만일 김정은이 만나고 싶다 하면 난 국경(DMZ)에 있을 것이다. 분명 우린 아주 잘 지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DMZ에서 만나게 된다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과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회담 후 약 4개월 만의 재회다. DMZ 내에서 김정은과 악수하고 안부 인사를 나눌 만한 곳은 판문점 내 공동경비구역(JSA)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및 JSA 방문이 성사된다면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유엔사 관할 지역을 밟게 된다.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과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판문점 인근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했다. 이곳은 군사분계선(MDL)과 단 25m 떨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실제로 DMZ에서 만난다면 일단은 서로 친분을 재확인하고, 실무협상을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방한 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정은과 만날 계획은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북한 측에선 관련 반응이 없다고 전해졌다.
청와대는 29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잠시 만나 ‘김정은과 DMZ 만남 제안 트윗’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커피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Did you see my tweet?)’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네, 봤습니다’라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노력해봅시다(Try doing it)’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