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집단 감금 폭행사건, 보복 범죄로까지 이어져
왕래 없던 학생들 15명 '이유없이' 폭행
"신고하면 가만 안둬" 동네가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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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에서 칠곡 집단감금폭행사건을 다뤄 화제에 올랐다.
</section>28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칠곡 집단감금폭행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출연한 폭행 피해자 김승환(가명) 군은 코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전치5주의 부상을 입었다. 김승환 군은 U-20 월드컵 결승전이 있던 날 동네 형들에게 당했다.
김승환 군과 함께 거리 응원에 나섰던 이홍규 군(가명)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선배와 남자들은 이홍규 군을 시켜 함께 축구를 보던 친구를 불러 차례대로 불러 차에 태웠다. 그들이 향한 곳은 낡은 빌라 203호였다.
이홍규 군은 "왼쪽 뺨을 강하게 맞아서 귀가 잘 안들리기 시작했다"면서 "제 얼굴에 피가 난다고 제 머리채를 잡고 변기통에 넣었다"고 했다. 김승환, 이홍규 군을 폭행한 건 동네 형들이었다.
폭행 가해자들은 피해자들과 평소 말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을 정도로 왕래가 없었다. 그날 203호엔 이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칠곡경찰서 관계자는 "성인 2명, 학생 5명, 가해자는 7명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게 15명"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은 표면적으로는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했다"고 했다.
처음 가해자들에게 불려갔던 피해자 박영석 군(가명)은 가해자들에게 이상한 지령을 받았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들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박영석 군은 "못 찾으면 맞았다"고 했다. 그 일로 박영석 군의 친구들이 불려가 릴레이로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당했다.
이후 가해자들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중학생 피해자들은 "맞다가 형들이 아주머니한테 사과하고 오라고 했다"고 했다. 처음엔 누구에게 용서를 빌라는 건지 짚이는 데가 없었다는 아이들은 가게의 이름을 듣고서야 그 아주머니를 떠올렸다. 폭행 전날 아이들이 함께 갔던 음식점에서 일하던 아주머니었다.
해당 아주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학교 학생들이 왔다며 유난히 잘 챙겨줬다. 그러나 일행 중 한 학생이 아주머니 아들을 묘사하며 그 친구가 자주하던 손짓을 따라했는데, 그때부터 아주머니의 반응이 이상해졌다고. 무언가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짐작을 했지만, 그때문에 이런 폭행을 당할 줄 몰랐다는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시키는대로 아주머니를 찾아가 영문도 제대로 모른 채 용서를 빌었다.
묘한 손동작이 아들이 무시한 거라고 생각한 아주머니는 그 아이들이 아들을 괴롭힌 가해자라고 의심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딸이 고민을 털어놓은 친구가 이번 사건의 주범 스물한살 장병주(가명)였던 것.
해당 아주머니는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게 "내가 생각하는 거 하고 애들 생각하는 게 달랐다"라며 "애가 지금 학교도 못 가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피해 받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무엇하나 확실하지 않은 의심을 근거로 15명이 넘는 아이들을 감금하고 폭행한 이들은 13명이었다. 경찰은 가해자들을 검찰로 송치했다.
13명의 가해자 중 이번 사건의 주범은 7명이었지만, 구속이 된 건 장 씨를 포함해 2명뿐이다. 구속되지 않은 가해자들이 신고자 색출에 나서면서 피해자들은 또 다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하고 보복을한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
한 전문가는 칠곡 집단감금폭행사건에 대해 "조직범죄단체의 일반적인 유형의 패턴이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남아있는 친구들이 이 상황을 신고한 사람들에게 보복을 하겠다고 동네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기자 ind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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