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은 다른 곳의 흙을 물리치지 않아 그 거대함을 이루었고,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아 그 깊음을 이루었다(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진시황(秦始皇)을 도와 중국 전역을 제패한 인물 이사(李斯, BC 284~208년)의 명언이다. 그는 진시황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라는 내용의 ‘축객령(逐客令)’을 내리자 그를 제지하는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올린다. 그 안에 이런 말이 등장한다. 거대함을 이루는 요체는 ‘포용(包容)’과 ‘관용(寬容)’이라는 메시지다.
지구의 가장 큰 물은 해양(海洋)이다. 우리는 보통 바다로 부르지만, 요즘 정의(定義)로 海(해)와 洋(양)은 다르다. 먼저 큰 바다를 일컫는 글자가 洋(양), 그보다는 작은 바다가 海(해)다. 洋(양)은 오대양(五大洋)을 떠올리면 좋다. 태평양(太平洋), 대서양(大西洋), 인도양(印度洋), 북빙양(北氷洋), 남빙양(南氷洋)이다. 지구 전체를 통칭하는 오대양육대주(五大洋六大洲)의 그 오대양이다.
洋(양)은 큰 바다로서 스스로의 체계성을 지닌 바다다. 자체의 조류(潮流) 특성이 있으며, 일정한 밀물과 썰물의 조석(潮汐) 체계를 보인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그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수심은 3000~1만m 정도다. 지구 전체 바다 면적의 89%를 차지하니, 이를 빼고서는 지구의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海(해)는 그에 비해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다. 따라서 육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수역(水域)이다. 전체 바다 면적의 11%를 차지하며, 수심은 대략 2000~3000m다. 인접한 육지의 바람 등 기후 조건과 하천 유입 등의 영향을 받아 수온(水溫)과 물색 등에서 잦은 변화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바다가 거대함을 이루는 성어는 위의 인용문 안에 있는 ‘不擇細流(불택세류)’다. 청와대와 일부 부처의 인사가 곧 이뤄질 모양이다. ‘회전문 인사’라는 말 듣지 말고, 폭 넓은 인재 등용을 바란다. 깊음과 거대함을 이루기 위해서 포용과 관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