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형 간염 환자를 줄이기 위해 40세와 66세에 각각 생애 전환기 검진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도형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난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리버 위크 2019에서 "2030년까지 C형 간염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40세와 66세 두번 생애전환기 검진에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함께 주최한 리버위크에는 24개 나라, 271명의 해외 참가자를 포함해 간 질환 전문가 1296명이 참여했다.
행사 미디어세션에서 의료진들은 간 질환 치료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각종 바이러스성 간 질환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생존율도 높지 않지만 환자수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넣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반대의견에 막혀 시행되지 않았다"며 "그 대안으로 C형 간염 퇴치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C형 간염은 수혈, 문신, 성행위 등을 통해 감염된다. 산모를 통한 수직감염도 주요 전파 경로다. 만성간염, 간경변, 간세포암으로 진행되는 환자 비율이 높지만 예방 백신은 없다. 다만 조기에 발견해 8~12주 정도 치료제를 먹으면 완치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조기 검진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날 미디어세션에서는 A형 간염과 B형 간염에 대한 치료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A형 간염 환자를 줄이기 위해 국가 백신 접종 대상을 만 16세, 군인, 임신부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신생아 시기에만 A형 간염 백신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료 뿐 아니라 예방을 위한 검사 등에도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 김형준 대한간학회 보험이사는 "간염 예방 목적의 항체 검사는 모두 비급여"라며 "B형 간염이 산모에서 출생 신생아로 수직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바이러스 약제를 쓰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초음파 검사, 양전자 단층촬영(PET-CT) 검사 제한도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