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아들의 스펙 문제서 비롯된 청년 취업 문제를 두고 격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왜 한국당은 당대표, 원내대표 바통 터치해가며 대한민국 청년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가"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 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충북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청년 전진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허위조작정보’를 쏟아냈다"면서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청년수당’ 정책을 거론하며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청년 스스로 일자리를 단념하게 하는 정책이라면서 청년인 시대엔 수당 받고 살기 때문에 편하지만 청년 시대가 지나면 영원히 직업을 못 구한다, 지금의 시대가 조금 더 간다면 일본의 ‘히키코모리’ 시대가 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히키코모리’를 유난히 강조했는데, 최근 ‘히키코모리’ 아들을 살해한 일본 전 차관 사건을 언급했는데 ‘청년수당’이 청년 구직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되었고, 정부는 ‘청년 구직활동지원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도입 취지와 실제 운용에 이르기까지 명칭만 봐도 알 수 있게 만들었는데 나 원내대표는 이를 편협하게 보고싶은 것만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청년 비하 발언이다. 나 원내대표의 말을 요약하면, 청년수당 같은 ‘꿀물’에 취해 편하게 살면 ‘히키코모리’가 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6개월간 월 50만원으로 편하게 산다고 말하는 것도 실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히키코모리’가 된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청년 비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이 야당 입에 재갈 물린다고 등 돌린 청년 마음 돌아서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김정재 한국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청년 문제만큼은 조용히 입 다물라'고 했는데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면서 "청년 지지층의 이탈이 아프긴 아픈가보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한 청년 지지층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청년 일자리 말살’ 때문이다"라며 "대한민국 청년이 원하는 것은 바로 ‘건강한 일자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일자리’ 창출이 자신 없다면 여당 타이틀부터 내려놓아라"라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황 대표가 아들의 경력을 언급하면서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황 대표가 직접 아들의 KT 채용 비리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전부터 황 대표 아들의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되어온 만큼 이번 문제는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다"며 "국민 앞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소상히 해명하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가 아들 스펙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한 것도 문제지만, 황 대표 아들이 취업한 곳이 채용 비리 문제가 크게 불거진 KT인 데다 당초 마케팅 부서로 입사했다가 도중에 법무팀으로 옮긴 점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황 대표 아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함께 규명하는 특검을 동시에 실시하자"며 맞불을 놨다.
민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와 민주당, 야3당에 제안한다"며 "황 대표 아들과 문 대통령 아들 문준용의 채용특혜 의혹, 동시에 특검하자. 국정조사도 좋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아들을 둘러싼 스펙 논란에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아들은 그 후 학점 3.29, 토익은 925점으로 취업하게 되었다"며 "스펙 쌓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