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발표 앞두고 공매도에 신음…에이치엘비, 금감원에 조사 요청

입력 2019-06-21 17:59
수정 2019-06-22 11:40
"외국계 증권사 2곳
법규정 피해 시세조종 의도"


[ 김동현 기자 ] 코스닥시장 바이오 업체인 에이치엘비가 다음주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증시에서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다. 주주들 불안이 커지자 회사 측은 “공매도 세력에 의한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21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치엘비는 1000원(1.41%) 떨어진 7만100원에 마감했다. 에이치엘비는 최근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전체 거래량의 10% 안팎 수준에서 이뤄지던 공매도는 이달 들어 20~30%로 비중이 늘어났다.

지난 11일 에이치엘비 주식 거래 중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39.0%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에이치엘비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에이치엘비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두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를 통한 시세조종 창구로 의심된다”며 “두 증권사에 대해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에이치엘비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공매도는 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 가면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시세조종적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가에선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에이치엘비가 주주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다음주에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리보세라닙은 암세포 증식을 돕는 신생 혈관의 성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다. 회사는 2020년 신약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임상 3상 초기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발표가 미뤄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