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 오크밸리 인수

입력 2019-06-21 17:54
수정 2019-06-22 11:54
지분 49.59% 580억원에 매입
HDC, 건설서 레저로 영역 확대


[ 황정환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대형 골프·스키 리조트 한솔오크밸리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 인수를 계기로 건설 중심에서 호텔레저산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오크밸리 매각에 성공한 한솔그룹은 골판지 제조업체 태림포장 인수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오크밸리 운영사 한솔개발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한솔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49.59%를 약 58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기존 대주주 한솔홀딩스는 지분 44.53%를 남겨 현대산업개발과 협업 관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오크밸리 인수는 현대산업개발의 미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정상급 건설·부동산개발 기업이다. 자회사인 호텔HDC는 서울과 부산에서 특급 호텔인 파크하얏트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1월 강원 정선에 휴양 중심 리조트인 ‘파크로쉬리조트앤웰니스’를 개장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각 대상인 오크밸리는 강원 원주에 있는 골프·스키 리조트다. 36홀 회원제 골프장 오크밸리CC, 18홀 회원제 골프장 오크힐스CC, 9홀 대중제 골프장 오크크릭GC 등 총 63홀의 골프장과 9면의 스키장, 1105실의 콘도를 갖춰 단일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대산업개발은 리조트 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유휴부지가 약 300만㎡로 추가 개발이 가능한 점을 매력적으로 보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그룹은 지난해 10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크밸리 매각에 나섰다. 회원제 골프장과 스키장의 입회보증금을 포함해 한솔개발 부채가 총 7000억원에 달하고 있어서다. 골프장 등의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는데 적잖은 금융비용을 치르고 있는 한솔개발 때문에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솔오크밸리는 올초에도 한 차례 주인이 바뀔 뻔했다. 당시 진행된 본입찰에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한국토지신탁·YG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오크밸리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매도자인 한솔홀딩스와 컨소시엄 간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매각 협상이 지연됐다. 한솔그룹이 보유 지분 전체(91.43%)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50% 이하 최대주주 지분만 파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매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현대산업개발이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트루벤 컨소시엄보다 높은 값을 쳐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섰고, 결국 최종 경영권 인수에 성공했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가 국내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리조트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기존 시설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