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8층 롯데콘서트홀에선 롯데그룹의 신입사원 환영식인 ‘롯데 뉴커머스데이’가 열렸습니다. 1987년 롯데공채 22기로 입사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대표(57)는 아들,딸 같은 88기 후배들 앞에서 ‘32년 롯데맨’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이 대표는 강연에서 “실수가 많았는데 동료,선배들 덕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롯데선배와의 토크에는 이영구 대표와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장이 참여했습니다. ‘롯데선배와의 토크’를 정리했습니다.
▶먼저 소개를 좀 해 주세요
-이영구 대표 : 이런 자리는 처음이에요. 떨리면서도 설레네요. 새로운 롯데가족을 만나 반갑습니다. 영광입니다
-전영민 원장 : 88기 후배들을 만나 반갑습니다. 여러분이 최고의 효자-효녀입니다
두 연사의 소개후 전영민 원장이 ‘우리의 소중한 꿈 이야기’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꿈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의 기대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우리 아기가 내가 본 가장 큰 기적이었다. 태어난지 3일째 황달에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갔다. 병원 의사가 아이에게 이따 만한 주사바늘을 꽂는데 그 의사를 죽이고 싶었다. 중2땐 아들이 친구를 때리고 왔다. 차라리 맞고 오지하고 꾸짖었다. 고3땐 하루 3~4시간만 자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스러웠다. 수능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왠지 서운했다. 재수까지 해서 대학에 들어갔다. 군입대날 연병장에서 입대전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부모가 돼서야 알았다. 그 아이는 제게 온 인생 최고의 선물라는 것을. 카톡이름이‘나보다 나은’이다. 이 자리에 오신 부모님들께선 오늘 이렇게 수십년간 소중히 키워온 ‘당신들의 꿈’을 롯데에 맡기셨다. 수많은 꿈들이 모여 지금의 롯데를 만들었다. 이제 롯데는 여러분의 꿈터이다. 맡겨주신 소중한 꿈을 이젠 롯데가 맡아서 잘 키우겠다. 믿고 맡겨주세요.”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나요
-전: 1990년에 입사했습니다. 불경기였죠. 꿈보다는 밥굻지 않고 일할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28년간 롯데서 일하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더니 전문성이 생겼습니다. 그랬더니 더 일을 잘하게 되고 그것이 선순환됐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전문가가 됩니다.
▶얼마나 근무하셨나요
-이:1987년 롯데 22기로 들어왔습니다. 33년간 근무했습니다
-전:1992년 입사했으니 28년 됐네요. 롯데는 사람을 함부로 내치지 않는 회사입니다. 그렇기에 28년 근속도 롯데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가 롯데의 비전인데...
-전: 사람은 평생 지구 공동체 안에서 살아갑니다. 태어나서 떠날 때까지 즐거운 여행길에 롯데가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도록 돕겠다는 의미죠. 더 나은 경험과 여행, 평생에 걸쳐 행복한 경험의 꿈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롯데의 비전입니다.
▶30년전 롯데는 어땠나요?
-이: 30년전에는 롯데가 재계 10위권밖이었어요. 지금은 재계 5위입니다. 30년간 달려와 5위가 됐습니다. 앞으로 30년후엔 국내 최고 기업이 되지 않을까요
-전: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때 많은 기업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천리마에 타고 있으면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죠. 롯데라는 천리마에 타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이영구 대표가 ‘신입사원을 위한 롯데스토리’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롯데와 롯데의 DNA는 뭘까를 생각했다. 1987년 칠성으로 입사했다. 32년간 한 회사에 있었다고 하면 외국기업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공채22기 동기 5명이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다. 또 10여명의 동기들이 계열사 임원으로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롯데의 DNA다. 물론 32년간 순탄한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워도 구조조정, 명퇴가 없었다. 롯데칠성은 1950년에 설립됐다. 1987년 입사당시 3000억 매출액이다. 최근 국내 2조4000억, 해외 9000억 매출이다. 입사때보다 10배이상 커졌다. 우리 경쟁자는 코카콜라다. 롯데리아도 맥도날드와 경쟁하고 있다. 1둥 DNA가 많다. 워라밸이 화두다. 생소할 거다. 저도 일 중독으로 살아왔다. 기업문화가 양에서 질적 성장추구로 바뀌고 있다. 근면성실에서 효율과 창의성을 중시하고 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 퇴근하면 회사일을 잊어라”고 직원들에게 말한다.
롯데를 망하게 할 스타트업을 찾는다. 도전은 실패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회사도 실패를 용인할 것이다. 앞으로는 EQ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한다. 긴 여정에 어려움을 당당히 맞서 이겨낼 내공이 필요하다. 롯데칠성음료도 3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미래 가치는 브랜드와 맨파워다. 브랜드를 키우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 출시한 브랜드는 모두 내 자식같다. 앞으로 무슨 결정을 할때 ‘내가 이것을 선택했을 때 브랜드가치에 도움이 될까’를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이젠 앞으로 여러분 개개인이 브랜드다.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 나갈지 고민해 달라.”
▶지금 회사의 최고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이: 80여개의 브랜드 중 최고는 ‘칠성사이다’입니다 . 한 브랜드가 70년간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것은 기적이죠. 칠성사이다덕분에 지금도 회사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입사 당시 CEO가 되리라 상상하셨나요
-이: 그때 당시 대표가 되리라 생각못했습니다. 동기가 300명 연수를 받았어요. 동기 한명이 “우리 정상에서 만납시다”라고 해요. 순간 멍했습니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고 싶어 입사했을 뿐이었거든요.
▶CEO가 될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이: 노력을 했지만 운이 따랐습니다. 다양한 부서를 옮기면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물류,영업,신규사업 등 힘든일이었지만 현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경험이 지금 리더로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의사결정할 때 현장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실수도 있었나요
-이: 실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근데 실수한게 남더라구요. 3년차 징크스란 말이 있습니다. 입사후 3년안에 가장 많이 그만둡니다. 저도 3년차때 사표를 낸 경험이 있습니다. 다행히 주변의 선배들이 붙잡아 줘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오늘 입사하신 여러분들은 마라톤 같은 장거리 회사생활에 들어오신 겁니다. 롱런 플랜을 짜고 호흡을 길게 보길 바랍니다.
-전: 삶 자체가 죄다 실수였습니다. 실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실수를 안하는 방법 아세요? 아무것도 안하는 겁니다. 실수를 보완하라고 임원이 있습니다. 시도하고 실수를 하세요. 다만, 실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물에 빠졌으면 생선이라도 하나 들고 나와야 합니다. 실수는 긴 인생에서 극복과정에서 삶의 어떤 동력이 될지를 찾는 과정입니다. 그것만 알면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이: 절대 포기하지마세요.그리고 롯데제품 많이 애용해 주세요.
-전: 롯데는 가족적이고 사람 귀한 줄 아는 기업입니다.
(끝) /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