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중동 불안 심화시 급등 가능…유가 3분기 반등"

입력 2019-06-21 08:08
간밤 국제유가와 금 가격이 미국과 이란의 충돌 우려에 급등했다. 금값은 중동의 정세 불안이 심화된다면 급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이란 영공에서 미군의 정찰용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같은 소식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4%(2.89달러) 오른 56.65달러를 기록했다. 8월 인도분 금도 온스당 3.6%(48.10달러) 뛴 1396.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된다면 금 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 가격은 글로벌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금 가격이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금 가격의 하락 요인인 달러 가치 상승과 물가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심화되지 않는다면 금 가격은 올 3분기 강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달러 가치 하락과 주요국들의 금리 하락,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요인이 추가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다. 금 가격은 3분기 평균 1362달러, 4분기 134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400달러 이상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이는 물가상승 위험 회피를 위해 금 투자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3분기에 반등할 것이란 추정이다. 산유국(OPEC+)들의 가격안정 의지 때문이다. 구 연구원은 "OPEC+의 감산은 과도한 유가 상승을 원하지 않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 수준보다 축소돼 유지될 전망"이라며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은 잠재적인 유가 상승 요인"이라고 했다.

OPEC+는 올 상반기 120만배럴의 감산을 실행 중이다. 다음달 2일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하반기 감산에 대한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