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코스닥 상장,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스마트 스피커, 액션 카메라 등 AI 딥러닝 위한 언어 빅데이터 생성 및 판매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삼성전자, 카카오 등 고객사로 확보
≪이 기사는 06월20일(14: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마트 스피커, 액션 카메라, 동시통역기 등 인공지능(AI)으로 음성을 인식해 서비스하는 여러 기기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AI의 음성인식 기능을 높이는데 필수인 언어 빅데이터를 생성·판매하는 플리토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이사(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텐센트와 바이두, 일본의 엔티티 도코모 등 외국기업을 상대로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올리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카카오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언어 빅데이터 기업인 플리토는 독창적인 사업을 하는 회사에게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로 다음달 17일 코스닥에 입성하게 된다. 회사 이름은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다닌다(flit)는 뜻의 동사에 어디로 향한다는 뜻의 전치사 to를 합쳐 만들었는데, 언어의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회사 목표를 반영했다.
플리토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25개국 언어의 빅데이터를 생성, AI 사업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AI가 더 정교하게 음성을 인식하게 하려면, 언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AI를 ‘교육’시켜야 한다. 이 대표는 “AI의 음성인식 기능 향상은 얼마나 많은 언어 빅데이터를 학습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영역에 걸친 빅데이터가 계속 필요하다”며 “AI 기반 음성인식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2017년부터 현재까지, 호주의 언어 빅데이터 기업인 에이펜(Appen)의 주가는 20~30배 뛰었다”고 말했다.
다수의 참여자(누적 가입자 수 1030만명)가 소정의 보상을 받고 언어 빅데이터를 생성·검수하는데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집단지성 기반 사업모델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대표는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빅데이터 생성 속도가 빠르고, 드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2012년 8월 이 대표가 창업한 플리토는 그 다음달에 기업가치 30억원을 전제로 첫 투자를 유치했고, 이제는 최대 기업가치 119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상단 기준)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창립 7년만에 시장에서 인정하는 기업가치가 40배 뛰었다. 이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초고속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히지만, 늘 순탄한 길만 걷지는 않았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고객사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며 “AI 관련 행사를 돌아다니며 참가자들의 명찰을 유심히 보다가, 고객사가 될 만하다 싶으면 붙들고 말을 붙이는게 일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35억원에 영업적자 17억원, 순적자 38억원을 냈다. 이 대표는 “늦어도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모로 조달한 자금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지사 설립에 쓰겠다”고 말했다.
플리토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000~2만3000원으로 다음달 1~2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거쳐 확정한다. 같은달 8~9일 일반 청약을 받으며,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