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경기 악화에 '숍인숍' 도입
배달 전문 브랜드 함께 운영
6개월 만에 271곳으로 확대
[ 김보라 기자 ] ‘놀부 부대찌개 매장에서 떡볶이와 치킨 배달을.’
32년 된 프랜차이즈 놀부는 지난해 말 실험을 시작했다. ‘놀부 공유주방 프로젝트’로 이름을 붙였다.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인한 단체 회식 급감과 가정간편식(HMR), 음식 배달 시장이 성장하며 외식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때였다. 전국 800여 개 가맹점 매출을 늘릴 묘수가 필요했다. 기존 브랜드에 한 가지를 더하는 전략을 썼다. 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 놀부보쌈, 놀부 유황오리 진흙구이, 놀부 항아리갈비 등 대형 매장 중심인 기존 브랜드에 배달 전문 브랜드를 집어넣는 ‘숍인숍’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성과를 내고 있다. 6개월 만에 800여 개 매장 중 271개 매장이 숍인숍 매장이 됐다. 가맹점당 매출은 25%에서 많게는 98% 늘었다. 점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빠른 속도로 숍인숍을 내달라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놀부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 브랜드 중 배달음식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양성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돈까스퐁당떡볶이공수간, 삼겹본능, 흥부찜닭 등을 지난해 말부터 기존 가맹점들에 제안했다. 현재 찌개퀵, 치킨본능, 호반식 등도 테스트 중이다. 놀부부대찌개 오산문화의거리점 점주 A씨는 “외식경기 침체로 매출이 많이 떨어졌는데, 주방 공간 일부를 활용해 떡볶이 배달을 시작한 이후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놀부의 공유주방은 주방 인력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손님 접객은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놀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외식경기 침체로 이중고를 겪는 가맹점주들이 많았다”며 “배달전문 매장이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아예 배달 브랜드만으로 가게를 내고 싶다는 점주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60개 매장은 배달 브랜드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놀부는 또 공유주방 전문 브랜드 도입도 계획 중이다.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나눠 사용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겠다는 얘기다. 놀부 마케팅팀 관계자는 “단순 배달전문 브랜드 확대가 아닌, 본격적인 공유주방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