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어선에 탄 4명 모두 민간인 확인…2명은 귀순"

입력 2019-06-19 13:50
수정 2019-06-19 23:14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 1척에 타고 있던 4명이 모두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이 중 2명 애초에 귀순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군에 합류했다. 이어 11∼12일 위장 조업을 하다 12일 오후 9시께 NLL을 넘어 남하했다.

이어 13일 오전 6시께 울릉도 동방 30노티컬마일(55㎞) 해상에서 정지했으며, 오후 8시께 기상 악화로 표류했다.

이후 최단거리 육지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했고, 14일 오후 9시께 삼척 동방 2∼3노티컬마일(3.7~5.5㎞)에서 엔진을 끈 상태에서 대기했다. 야간에 해안으로 접근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가능성을 우려한 행동으로 분석됐다.

선박은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했으며, 오전 6시 20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오전 6시 50분께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다. 신고자가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했다. 이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주민들은 인민복(1명), 얼룩무늬 전투복(1명), 작업복(2명) 차림이었다.

군 관계자는 ""주민 4명은 복장과 관계없이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다. 4명 중 2명은 최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다"며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로 전날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은 이들의 구체적인 신분을 계속 확인 중이다.

북한 선박이 삼척항 인근에 접근할 때 해상에는 경비함이 있었고 P-3C 초계기가 정상적으로 초계활동을 폈으나 이 선박 탐지에 제한이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척항에서 가장 가까운 군 초소는 수㎞ 거리에 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15분께 삼척항 인근의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에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북한 선박 모습이 1초간 2회 포착됐으나 남측 어선으로 판단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해양수산청, 해경의 CCTV(폐쇄회로) 영상에도 식별됐다"고 전했다.

북한 선박은 선장 동의로 폐기했다고 발표됐으나 현재 동해 1함대에 보관되어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 선박은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어구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박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고,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몰랐던 군 내부의 문책이 뒤따를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