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본부장 인터뷰
주력 제품 선전에 1분기 첫 흑자
R&D 집중해 환자 편의성 확대
[ 박상익 기자 ]
“베네팔리는 이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에서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을 역전했습니다. 조만간 유럽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본부장(전무·사진)은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9 유럽 류머티즘학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계 독일인인 박 전무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글로벌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2000년 요하네스구텐베르크의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아스트라제네카 한국법인장, 2013년 독일 GSK 대표를 거쳐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랄디는 물량 기준으로 유럽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임랄디는 전 분기에 이어 암젠과 산도스 등 경쟁사 제품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오리지널 제품인 휴미라를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6.6%다. 전 분기 1.6%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올해 1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5240만달러(약 580억원)다.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는 유럽 전체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엔브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베네팔리의 1분기 유럽 에타너셉트 시장 점유율은 약 40%로 유럽 내 시장 규모가 큰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의 점유율은 45%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점을 내세워야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박 전무는 임랄디가 유럽에서 주목받는 이유로 안정적인 공급, 시장 분석, 가격 정책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출시 전부터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의 물량이 필요한지 준비를 잘했고, 시장 분석을 통해 경쟁적인 가격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을 위한 제품 편의성 강화도 중요한 요소다. 박 전무는 “임랄디는 작동 방법이 편해 스스로 주사를 놔야 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류머티즘 환자들은 몸이 불편해 주사기를 드는 동작조차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주사를 놓으려면 모든 것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뤄져야 한다. 박 전무는 “휴미라는 주사를 놓기까지 네 단계 동작이 필요한데 임랄디는 이를 두 단계로 줄였다”며 “일반인에겐 몰라도 환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랄디가 최근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상온 보관기간을 14일에서 28일로 연장 승인받은 것도 환자 편의성 강화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창사 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당기순손익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 1분기 첫 흑자(336억원)를 기록했다. 베네팔리의 견고한 실적에 임랄디의 선전이 가세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무는 “환자 편의성 확대를 위한 R&D에 집중해 제품 판매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마드리드=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