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순방길에서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제3차 미·북 정상회담의 앞서 실무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본부장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함께 개최하는 전략대화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는다. 비건 대표 역시 이 행사의 기조연설을 한다. 이들은 행사 이후 별도로 만나 북핵 및 제3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가 이르면 24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판문점 등지에서의 미·북 실무접촉의 구체적인 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테이블 마련을 위한 다자협의체인 1.5 트랙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북측에서도 미·북 대화 재개를 바라는 신호들을 보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징계설’에 휩싸였던 인사들도 속속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다시 등장했고, 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 조의문과 조화 전달을 통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공식 외교무대에 다시 나오면서 실무협상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6일(현지시각) 오후 10시 10분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15분간 통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