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되살린 디카…대세는 '미러리스'

입력 2019-06-16 18:13
1인 동영상 크리에이터 수요 급증
작고 가벼운데다 화질 뛰어나
풀프레임 미러리스 판매 38%↑



[ 홍윤정 기자 ] ‘1인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면서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되살아났다.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미러리스 카메라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힘입었다. 카메라 업체들은 호기를 놓칠세라 카메라와 액세서리를 묶은 패키지 상품도 내놓았다. 1인 크리에이터 대상의 영상 촬영 프로그램까지 앞다퉈 열고 있다. 한국 시장을 장악한 일본의 소니, 니콘, 캐논이 주도하고 있다.


미러리스 등 카메라 수요 살아나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2011년 DSLR 카메라 붐을 타고 최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침체일로를 걷다가 2017년 상반기 바닥을 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기간 콤팩트 카메라(일명 ‘똑딱이’)를 비롯한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고사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미러리스 카메라다. 뷰파인더에 상이 맺히도록 하는 내부 미러(거울)가 없어 DSLR보다 작고 가볍다. 1인 크리에이터들이 선호하는 기종이다.

고가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100만~300만원) 판매도 급증세를 탔다. 풀프레임은 디지털 이미지 센서 크기가 35㎜로 규격 필름 프레임과 동일한 것을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국내 판매량은 2015년 1만5816대에서 지난해 2만1823대로 37.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입문한 뒤 미러리스 카메라로 넘어온다”며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보다 가볍고 싸면서도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화질이 좋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보급형(APS-C 타입) 미러리스 카메라만 해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10’ 내장 카메라보다 이미지 센서가 약 12배 크다. 그만큼 화질이 좋다.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A7 Ⅲ’는 지난해 3월 출시 직후 한때 품귀현상을 빚었다. 뷰티 유튜버들이 선호하는 소니의 프리미엄 하이엔드 미러리스 ‘RX1005MA’는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동영상 촬영 목적으로 산 구입자가 1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캐논과 니콘은 소니가 독주하던 한국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니콘이 작년 11월 내놓은 ‘Z6’는 전문가부터 입문자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캐논은 풀프레임인 ‘EOS RP’와 보급형 미러리스인 ‘EOS M50’ 등을 출시했다.

패키지·교육 프로그램도 제공

업체들은 카메라와 함께 액세서리를 함께 구성한 1인 크리에이터용 패키지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패키지 가격대는 300만~500만원에 이른다. 캐논은 지난달 ‘1인 미디어 패키지’ 시즌2 제품들을 내놨다. 캐논 관계자는 “작년 말 내놓은 패키지 상품들이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면서 반년 만에 개선된 새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니콘은 특별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카메라, 조명, 마이크 등으로 구성한 ‘뷰티크리에이터 영상 패키지’와 삼각대, 마이크, 조명 등을 포함한 ‘영상 입문자 패키지’ 등 두 가지다.

업체들은 유튜버 같은 1인 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사람이 증가하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 촬영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캐논은 작년 하반기 크리에이터를 위한 1, 2회짜리 단발성 영상강좌를 열었다. 인기가 좋자 올해는 프로그램당 8회짜리 시리즈 강의로 확대했다. 니콘과 소니 역시 유튜버용 영상제작 강좌를 새로 개설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