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족 '펫팸族' 1000만 시대…여행 시장 지각변동

입력 2019-06-16 14:36
여행의 향기

객실판매 올들어 세 배 증가
제주엔 전용 택시 잇따라 운행


[ 이선우 기자 ]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펫 동반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 코스와 일정을 펫 동반 여행에 맞춘 패키지여행 상품은 물론 전용 택시와 수영장, 객실 등 서비스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 1000만 마리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펫시장은 관련 산업을 합쳐 매출 3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여행 수요까지 더해지면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최대 7~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20~30대 펫팸족 10명 중 6명은 최근 1~2년 사이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펫 동반 여행을 위해 전용 교통편과 숙박, 액티비티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40%가 넘었다. 펫팸족 사이에서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선택이 아니라 한 번은 꼭 해봐야 하는 필수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펫 동반 여행 전문여행사 펫츠고트래블의 이태규 대표는 “2년 전 첫 여행상품을 내놓을 당시만 해도 정원을 채우기 벅찼는데 지금은 상품을 내놓기 무섭게 예약이 마감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끼리 떠나는 펫 동반 여행은 서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펫 전용 택시회사 펫미업의 박나라 대표는 “펫 동반 여행객의 서비스 이용은 2016년 441건에서 지난해 1302건으로 세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며 올해 말까지 펫 동반 여행의 서비스 신청이 최대 2000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펫 동반 여행 증가에 따라 반려동물과 묵을 수 있는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도 늘고 있다. 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호텔과 용산 그랜드머큐어 앰베서더호텔, 광장동 비스타워커힐호텔,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 인천 오크우드 프리미어호텔 등은 지난해부터 펫 전용 객실 서비스를 시작했다. 야놀자는 직영 호텔 브랜드인 헤이(heyy) 춘천과 서귀포점에서 5~7개의 펫 전용 객실인 캠프바우와우룸을 운영하고 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강원 정선군 메이힐스 리조트에 반려동물과 동반 투숙할 수 있는 펫 프리미어 스위트룸을 내놨다.

전지수 야놀자 매니저는 “올 1분기에만 반려동물과 묵을 수 있는 호텔 리조트 펜션의 객실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며 “반려동물 동반 객실은 물론 아예 펫 동반 여행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펫 동반 여행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펫팸족 유치를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지역 펫 전용 택시회사 오구오구의 한 관계자는 “펫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늘면서 작년에만 두세 곳의 전용 택시회사가 새로 문을 열었다”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운송 서비스 외에 반려동물도 입장할 수 있는 관광지와 식당, 카페 등 시설과 여행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