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화 반영구 보존 "남북관계 고려…폐기 어려워"

입력 2019-06-16 14:02
김정은 조화 반영구 보존
DJ 서거 때 조화도 특수처리해 보관
"남북관계 고려 때 폐기 쉽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보낸 조화가 특수처리돼 반영구 보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16일 "조화는 현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내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며 "회의를 열어 생화를 조화(造花)로 만들어 보관할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남북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는 것처럼 폐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화로 만드는 방법 외에 근조화환의 리본만을 따로 떼어 보관하는 방법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12일 김 위원장이 보낸 이 조화는 조문 일정이 거의 끝나가던 지난 13일 오후 10시 54분께 작은 손수레에 실려 빈소 밖으로 나왔다.

손수레에 조화의 다리가 다 실리지 않아 성인 남성 2명이 조화를 양쪽에서 힘겹게 붙들고 근처 엘리베이터로 옮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조화는 김대중평화센터 측 차량에 실려 약 10분 거리에 있는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지난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도를 표시하며 보내온 조화도 현재 김대중도서관에서 비공개로 보관 중이다.

영결식 전날 경찰 경호 하에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진 이 조화는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의 특수처리를 거쳐 생화를 조화로 바꾸었다고 한다.


평화센터 관계자는 "북한에서 온 것이니만큼 기념으로 한번 보관해보자는 뜻으로 당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이 끝나면 조화들은 폐기되지만, 북한에서 애도를 표시하며 보내온 것인 만큼 일반적인 절차를 따르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당시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부근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바람과 먼지에 노출돼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장군님 사진을 이런 곳에 둘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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