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 뉴트리 대표 "에버콜라겐, 매출 1000억 메가브랜드로 키운다"

입력 2019-06-14 11:24
종근당 영업마케팅 전무로 락토핏 메가브랜드로 키운 경험 살려
홈쇼핑 외에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채널 다변화
8월 에버콜라겐 제품 라인업 '확대'



"1분기 '어닝쇼크'가 났지만 내심 기뻤습니다. 에버콜라겐 매출이 35%나 늘면서 마케팅 비용을 들인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박기범 뉴트리 공동대표는 기자가 어닝쇼크 수준을 낸 1분기 실적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답했다. 2020년 에버콜라겐을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비용을 많이 투입한 여파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했다.

뉴트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억531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나 급감했다. 1분기 매출액은 270억2903만원으로 15.1% 증가했다. 분기 매출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박 대표는 "GS홈쇼핑에만 납품을 하다가 현대홈쇼핑과 CJ홈쇼핑으로 확장하면서 론칭 비용으로 판매 수수료 부담이 더 늘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광고도 많이 집행했고, 영업조직도 더 갖추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광고선전비는 49억91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늘었으며, 판매수수료도 98억2275만원으로 33.1% 증가했다. 새롭게 수출 담당, 오프라인 영업, 마케팅 부서를 만들면서 인원도 충원했다. 이에 종업원 급여도 26억2440만원으로 9.2% 늘었다.

하지만 에버콜라겐이 회사에 가져다주는 이익은 늘었다. 그는 "에버콜라겐을 비롯해 뷰티 쪽 매출이 35% 늘었다"며 "지난 4월 에버콜라겐이 전체 이익에 기여하는 공헌이익도 1%포인트 높아졌고, 홈쇼핑 매출도 작년보단 9%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버콜라겐의 매출 증가는 다른 제품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지난 1분기 쇳가루 노니 논란이 불거졌고, 아보카도 수급 문제가 나오면서 노니와 아보카도 오일 제품에서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래서 박 대표는 오히려 1분기 어닝쇼크에 대해선 "예상했다"는 대답을 내놨다.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서 영업이익이 악화됐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인 자신감의 원천은 경험이었다. 박 대표는 2015년 종근당에서 영업마케팅 전무로 재직하면서 락토핏을 메가브랜드로 키우는 데 힘썼다. 종근당 매출액이 2015년 530억원에서 2017년 1200억원으로 커지는 데 일조했다. 현재 락토핏이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대표적인 메가브랜드가 된 데에는 브랜드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가 영업마케팅 전무로 있을 당시, 종근당에서 책정한 락토핏에 대한 마케팅 비용은 0원이었다. 하지만 제품 소분비용을 줄이고, 유통기한을 축소하는 등 원가절감을 통해 생산비용을 2억원 가량 줄였다. 그 줄인 비용을 마케팅에 사용했다. 락토핏 통 패키지를 바꾸고, 제품을 어린이용·성인용·가족용으로 세분화한 뒤 가격을 20% 인상했다.

그는 "락토핏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익이 늘어나 당시 영업이익률이 46%, 66%까지 올라왔다"며 "이후 탤런트 전인화 씨를 기용하면서 락토핏 매출이 900억원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뉴트리에서도 몸소 겪었던 성공 방정식을 도입하고 있다. 2017년 뉴트리에 공동대표로 합류한 그는 홈쇼핑을 공략했다. 홈쇼핑 채널은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지만, 브랜딩을 위해선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단순한 수수료를 따지면 홈쇼핑이 비싸지만, 제품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광고도 할 수 있는 셈"이라며 "제품 브랜드 성장기엔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홈쇼핑에서 판매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면 온라인에서 크게 프로모션도 진행할 수 있다"며 "그 다음에 오프라인에서 수수료 협상도 가능한 만큼, 올해 점차 판매처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트리는 에버콜라겐을 콜라겐 부문 1등 브랜드로 만들고, 2020년 에버콜라겐을 매출 1000억원을 거두는 메가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에버콜라겐은 최근 한 매체가 집계한 소비자 추천 브랜드 먹는 콜라겐 부문에서 브랜드 인지도 1위를 기록했다. 에버콜라겐은 피부탄력,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피부 재생을 도와준다는 이중 기능성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GS홈쇼핑에서 재구매율은 27%였지만, 올해 30%가 됐다"며 "재구매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제품력이 좋다는 방증으로, 내부적으론 대한민국 1위·섭취율 1위·재구매율 1위 콜라겐 제품이 되기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도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8월 중순 에버콜라겐 제품을 인앤업플러스·코앤자임큐텐 등 다양한 라인으로 선보인다.

그는 "제품 성장기에선 원브랜드 멀티 프로덕트 전략을 펼쳐야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며 "중국 유통을 위해서 유리병 대신 플라스틱 용기로 바꾸고, 영양소를 더 넣어서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평균 45세인 구매 연령대를 낮추는 전략도 쓸 계획이다. 박 대표는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해 비타민 C처럼 데일리 뷰티 서플리먼트(보충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플루언서도 기용해 젊은층에게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1등 브랜드가 되면 중국에서 판매도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중국 광군제 땐 에버콜라겐 타임·과립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제품은 식품으로 등록돼 판매가 가능하다.

현재 뉴트리는 에버콜라겐 태블릿(알약) 제품에 대해 중국 보건식품 인증을 밟고 있다. 2016년 효능·독성·안정 테스트를 완료한 뒤 2017년 CFDA지정병원 인체테스트를 마치고, 지난해 10월말 보건식품 인증 접수를 완료했다.

박 대표는 "에버콜라겐이 이미 한국에서 기능식품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피부탄력 보습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를 개선할 수 있다'고 광고할 수 있다"며 "반면 경쟁사는 콜라겐이 피부에 좋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만큼, 올해 하반기 허가가 나오면 중국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부터는 다이어트제품 '판도라'도 앞세우면서 투트랙 전략을 쓸 계획이다. 박 대표는 "1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장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저하고'로 분기가 지날수록 실적이 더 나아지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