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앙정부를 겨냥해 "답답하고 힘들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박원순 시장은 13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출석해 "한국사회가 당도한 지방분권, 자치, 균형발전의 큰 이념을 아직 (중앙)정부가 못 따라간다"며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잘 안 된다. 답답하고 힘들다"라고 했다.
중앙정부 소관 기관인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출자, 전국적 지방세 정보시스템 신규 도입 문제 등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박 시장은 또 "지방세연구원은 지방정부가 다 출연하는데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처럼 운영된다"며 "지방세연구원의 설립과 운영 행태가 지방분권을 가장 전형적으로 무시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행안부가 새로 도입할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에 서울시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자체적 지방세 정보시스템은 제외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시장은 "서울시 시스템은 훨씬 빨리 도입해서 우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행안부가 뒤늦게 시스템을 만들어 전국에 까는 것은 하향 평준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러 이유로도 납득이 되지 않고, 나아가 지방분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지방정부가 잘하면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데 중앙이 획일적으로 만들어서 모든 곳이 따라오게 하면 지방 도시의 경쟁력이 약화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기존에 있던 부분을 없애고 따르라는 것은 횡포"라며 "지방정부 예산도 국고니까 이는 국고 낭비이며 우수한 시스템을 발전시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어느 모로 보나 불합리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