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디자인 골라 3초 만에 타투…"하루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입력 2019-06-11 17:43
세계 최대 스타트업 행사서
亞 최초로 톱4 오른 스케치온


[ 김남영 기자 ] ‘지워지지 않는 타투(문신)는 부담스럽고 ‘하루의 일탈’을 즐기고 싶다면?’

핀란드 헬싱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행사 ‘슬러시’에서 아시아 최초로 4위권에 오른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문신을 하루 만에 새겼다 지우는 ‘원데이 타투 솔루션’ 프링커를 개발한 스케치온이다.

프링커는 피부에 문지르면 타투를 새겨주는 신개념 소형 프린터다. 타투를 3초 이내로 피부 위에 ‘프린트’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프링커를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동하고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이미지를 선택한다. 이미지를 선택하고 피부에 문지르면 30초 내 타투가 피부에 새겨진다.

국내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하는 타투 시술은 불법이다. 바늘로 찌르는 타투가 아니라 보디페인팅에 가깝기 때문에 불법문신 문제도, 통증도 없는 게 프링커의 특징이다. 잉크는 색조화장품 원료를 사용했다. 지속 시간은 하루 정도다. 지우고 싶을 땐 화장을 지우듯 비누, 화장품 리무버 등을 이용하면 된다.

프링커 앱에 등록된 이미지는 3000여 개다.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그릴 수도 있다. 실력 있는 문신사(타투이스트) 등이 없어도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몸에 새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링커 가격은 66만원. 1000회까지 출력 가능한 화장품 잉크 카트리지는 27만5000원이다.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사진)는 “잉크 가격만 고려하면 타투 한 번에 275원이라 타투 스티커보다 저렴하다”며 “기기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링커 타투는 간편하게 그리고 지울 수 있어 축제, 스포츠 경기 등에서 인기다. 기업 고객도 많다. 홍보 행사장을 찾은 사람에게 제품 이름 및 디자인을 새겨주는 이벤트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 에버랜드 등 국내외 기업이 고객이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출신이다.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에서 잉크젯 프린터용 잉크를 개발해온 그가 ‘인체용 프린터’를 내놓은 것이다. 나머지 두 명의 공동창업자도 삼성전자 하드웨어 개발과 사업기획팀에 있었다. 프링커에 적용된 대부분 기술을 자체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대표는 “이모티콘 스토어처럼 일반인도 자신들의 타투 디자인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