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멜론DJ로 떴다
지니뮤직, AI가 추천하는 라디오'뮤직Q'
플로, 재생 화면 SNS에 즉시 공유
[ 윤희은 기자 ]
인기 차트에만 의존하던 음원 서비스 운영 방식이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음원’ 서비스로 개편되고 있다. 샤넬 나이키 등 브랜드가 직접 DJ가 돼서 음악을 들려주고,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멜론 DJ가 된 샤넬
음악 플랫폼 멜론은 지난달 29일 ‘멜론DJ’ 서비스 내 ‘브랜드DJ’를 신설했다. 멜론DJ는 이용자가 직접 구성한 재생목록을 공개하는 참여형 서비스다. 인기 높은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을 추천받기보다 이용자 취향에 맞는 DJ를 찾아 그들로부터 음악을 추천받는 형태다.
브랜드DJ엔 생활 속 대표 브랜드들이 DJ로 참여했다. 샤넬, 디즈니, 매거진, 나이키, 예술의전당, 틱톡, 쏘카 등이다. 이들 브랜드는 △동화 같은 하루가 필요할 때(디즈니) △다양한 영역의 크리에이터들이 선정한 음악(매거진) △운동할 때 필요한 노래(나이키) 등의 콘셉트로 음원 목록을 제공한다.
지난 6일 공개한 샤넬의 브랜드DJ는 패션쇼 사운드트랙과 샤넬의 글로벌 팟캐스트 채널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멜론 관계자는 “각 브랜드가 제안하는 재생목록 및 관련 정보를 통해 보다 고차원의 음원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론 차트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4월 멜론은 모바일 업데이트를 통해 음원차트를 실시간차트뿐 아니라 ‘장르 핫트랙’, ‘시대별 차트’, ‘멜론DJ 인기곡’, ‘검색 인기곡’ 등으로 다양화했다.
‘장르음악’도 약 150가지로 전문화·세분화했다. 전문가가 제작한 재생목록은 2600개 이상으로 늘었다. 멜론 관계자는 “장르 음악을 감상하는 이용자들이 더 깊이있고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가 추천해주는 음원목록
AI를 활용한 음원 추천과 음원 목록 제공 서비스도 늘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10월 지니 앱(응용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AI 큐레이션 라디오 ‘뮤직Q’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의 음악감상 이력을 AI로 분석해 성향에 맞는 음악 라디오 채널을 자동으로 제시하는 서비스다.
뮤직Q 서비스의 핵심은 ‘나만의 아티스트 믹스 채널’이다. 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동으로 추천된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 아티스트의 곡들로만 구성된 나만의 채널이 만들어진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뮤직Q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따로 저장해서 듣거나 자체적으로 재생목록을 관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며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10대 이용자 등에게 편리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마이스타일 맞춤 추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용자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좋아요 등 사용 이력을 분석해 음악 소비 성향을 통계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음악성향에 맞는 선곡 목록, 라디오 뮤직Q 채널을 한 번에 추천해준다.
지난해 12월 등장한 음악 플랫폼 ‘플로’ 역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용자들의 감상 음악 목록과 ‘좋아요’ 이력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을 끊임없이 추천해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할 확률이 높아진다.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의 딥러닝 기술, AI센터의 음원 분석 기술 등을 적용했다.
플로에는 각종 소셜 기능도 있다. 이용자가 듣고 있는 플로 음악의 재생 화면을 스티커, 태그 등과 함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스토리에 올릴 수 있는 서비스 등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스토리는 이용자가 사진이나 영상을 24시간만 친구들에게 게재하는 기능으로, 10~20대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네이버뮤직과 통합된 바이브에도 네이버의 AI 음악 추천 기술이 적용됐다. 개인의 취향과 주변 맥락, 개별 음원의 특성까지 고려해 맞춤형 재생목록을 만든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