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사모펀드가 IPO를?…스웨덴 'EQT' 연내 상장

입력 2019-06-10 14:27
수정 2019-06-10 14:30
연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할 듯
"성장 방안 중 하나…전략적 투자자 찾을 수도"


유럽 가장 큰 사모펀드 중 하나인 EQT가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EQT는 400억유로(약 53조8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사모펀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사모펀드 EQT가 성장 방안 중 하나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EQT가 스웨덴 스톡홀름 증권거래소에 연내 상장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번 상장 움직임은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EQT가 새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적인 사모펀드가 IPO를 추진하는 건 이례적이다. 최근 KKR, 아레스, 블랙스톤 등 미국 대형 사모펀드들이 법인세율 인하 혜택을 보기 위해 기존 조합 형태의 ‘파트너십’ 회사를 일반 상장사 형태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있었다.

크리스찬 신딩 EQT 최고경영자(CEO)는 “전략적 지분 매각이 아직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고 아직 공식적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모 시장에서 새 투자자를 구할지, IPO를 추진할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문제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은 “EQT가 다이얼캐피탈, 골드만삭스 등의 투자자들과 전략적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신딩 CEO는 “만약 상장한다면 약세장이 예상되는 내년보다는 올해가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만큼 EQT는 IPO를 통해 더 많은 힘과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EQT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구심을 보인다. 이미 상장한 일부 사모펀드들이 기존 주식시장에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사모펀드 아폴로의 레온 블랙 CEO는 지난 2월 한 컨퍼런스에서 “우리가 상장할 때 절반의 사람들은 ‘상장하지 않도록 미친 척해야 한다’고 말했고,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은 ‘규제, 언론, 왜 필요하지?’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