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히틀러에게 속아 인류사 앞에 반인륜적인 행위를 한 것 같이, 문재인의 주사파 주체사상의 강요는 세계사 앞에 다시 한 번 비극의 역사적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분명합니다. 저는 본 회퍼의 심정으로 생명을 걸고 문재인을 책망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중략) 우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 캠프를 치고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진행하겠습니다.” (전광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연일 정치 관련 ‘폭탄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8일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기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성명서에서 문 대통령을 히틀러에, 자신을 본 회퍼에 비유했다. 본 회퍼는 독일의 신학자이자 반 나치운동가로, 히틀러 암살계획을 세웠지만 실패하면서 죽음을 맞은 인물이다.
전 목사는 성명서에서 “제가 문재인 하야를 주장하는 것과 공산주의를 따르는 주사파를 책망하는 것은 오직 국가와 유럽의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한 본 회퍼의 심정으로 자유 대한민국과 한국교회 신앙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어떠한 핍박이나 박해가 와도 나의 생명을 던지고자 함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미 문재인의 주사파 사상에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국민들과 단체가 있다면 본질을 정확히 깨닫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선지자적 책망을 받아 돌이켜 회개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종교 지도자라면 입에 담을 수 없고 담아서도 안 되는 망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전 목사의 발언은 과도하고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종교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목사가 제정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 목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고 말해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렵에는 ‘이 나라를 이슬람 할랄 앞에 팔아먹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거다’란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200석 못하면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를 향해선 “하나님이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을 자유한국당의 대표님으로 세워주셨다”고 말했다. 이 때 황 대표는 전 목사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 필요하면 행동도 같이 모아 달라. 1000만 기독교인과 함께 뜻을 모아 달라”고 답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ung.com